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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학습효과에 달라졌나…정의당 "秋 대담한 모습 보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10. 오종택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10. 오종택 기자

“조국에 대한 지난해의 당론과 총선의 유감 표명 모두 비호감. 눈치를 보는 듯한 이미지 남겨.”(21대 총선 정의당 투표자 심층 여론조사 요약 보고서 中)

‘정의당 데스노트’가 부활할까. 지난해 ‘조국 사태’ 때 갈짓자 행보로 비판을 받았던 정의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회의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추 장관은 국민 앞에 투명하게 관련 의혹에 대해서 소명하고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추 장관이 직접 나서서 ‘수사지시 안 할 테니 신속히 수사하라’는 입장을 내놓든, 특임검사를 직접 요청하든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 군대, 유학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 역시 기득권 아니냐는 청년들의 불공정 물음에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0.9.10/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0.9.10/뉴스1

특히 강경한 목소리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김 부대표는 지난 7일 상무회의에서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민주당 2중대 길 걸을 것인가, 독립 정의당의 길 걸을 것인가 결정하는 선거다. 강한 진보 야당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또 다른 후보인 김종철 전 수석대변인은 전날(8일) 라디오에서 “추 장관이 (검찰) 인사를 통해 본인과 관련된 것을 조사하기 힘들게 한다는 국민 여론이 있으면 민주당이 책임지고 더 과감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배진교 전 원내대표도 라디오에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검찰이 별도의 수사팀을 만들든 빨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심상정 대표는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있는 문제가 있다. 도덕적 검증도 해야 한다”(2019년 8월 16일), “정의당 데스노트는 정의당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다. 국민 눈높이 따라 결정하겠다”(8월 19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이자 “명백한 정치행위다. 응분의 정치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 명심하라”(8월 29일)이라고 했다.

결국 심 대표가 조 장관 임명 이후 “20년간 좌절과 실패로 점철된 사법개혁 종지부 찍기 위해 조국 장관 임명을 존중한다”(9월 10일)라고 하자 논란은 더 증폭되면서 탈당도 이어졌다. 당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18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 강좌에서 “정의당에서 애초 얘기했던 것과 달리 조 전 장관 임명에 찬성하겠다고 밝혀서 황당해 탈당했다”고 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정의당 지지율이 3.7%까지 떨어지자 장혜영 당시 청년선거대책본부장(현 원내대표수석)은 “조국 전 장관의 임명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정의당이 지난해 조국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추미애 장관에게는 예리한 칼날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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