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지 1년여 만에 발생지인 접경 지역에서 돼지를 다시 키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성식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10일 “ASF 발생 농가 인근 지역에 있어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을 한 양돈 농가들의 경우 11월부터 돼지를 다시 키울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앞서 울타리 등 8대 예방시설을 갖췄는지 등 축사 내부 시설 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사 시설 점검 및 돼지 사육 시험 후
김 국장은 “이어 ASF 발생 농가와 주변 3㎞ 내 농가의 경우도 축사 내부 시설 점검에 이어 2개월가량 돼지를 축사 내에서 시험적으로 미리 길러 바이러스 유무 등 추가 확인절차를 거친 뒤 이르면 내년 1월쯤부터 돼지 재입식이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ASF 발병 후 살처분 또는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을 하거나 축사를 비운 파주, 연천, 김포 등 경기 지역 200여 농가의 재입식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 예정이다. 강원, 인천지역까지 합하면 재입식 대상 농가는 모두 260여 곳이다.
경기도는 이와 함께 접경지역 일대에서 야생 멧돼지에 ASF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재입식 전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강화된 방역시설은 야생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농장 내 전파되지 않도록 한 농장 외곽과 내부에 각각 울타리를 설치하고 농장 출입도 관계자 외에 엄격히 통제한다.
외부인이 농장에 들어가려면 환복, 샤워, 농장 전용 의복과 장화 착용 등 3단계 방역절차를 거쳐야 한다. 야생 멧돼지에서는 지난해 10월 3일부터 지난 9일까지 민통선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 398건(연천 282·파주 98·포천 18), 강원 338건(철원 33·화천 280·양구 11·고성 4·인제 9·춘천 1) 등 모두 736건이 발생했다.
국내 양돈 농가에서는 지난해 9월 16일 파주에서 처음 ASF가 발병해 10월 9일까지 모두 14건이 발병했다. 경기도의 경우 발생 지역 4개 시·군 56곳 농가의 돼지 11만1320마리가 살처분됐으며, 152곳 농가의 돼지 26만3597마리가 수매 또는 도태 처리돼 축사를 모두 비웠다.
ASF는 돼지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대부분 국가가 살처분 정책을 시행 중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