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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에 없는 정현, 테니스 슈가맨 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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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든 정현은 현재 열리는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AFP=연합뉴스]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든 정현은 현재 열리는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AFP=연합뉴스]

2017년 남자프로테니스(ATP)는 21세 이하 선수 중 세계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을 신설했다. 대회 명칭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세계 1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2위),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 등 ‘빅3’가 장기 집권하자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대회였다.

8강 중 4명이 정현에 뒤졌던 선수

그로부터 3년, 이 대회 출신 선수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올해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8강 중 4명이 이 대회 초대 출전자다. 다닐 메드베데프(24·러시아·5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3·러시아·14위), 데니스 샤포발로프(21·캐나다·17위), 보르나 초리치(24·크로아티아·32위) 등이다. 9일 8강전에서 초리치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알렉산더 즈베레프(23·독일·7위) 역시 2017년 출전자격을 얻었지만, 월드 투어 파이널스 출전을 위해 불참했다.

정현(24·제네시스 후원·144위)도 2017년 출전자 중 한 명이었다. 정현은 특히 이들을 제치고 초대 대회를 제패했다. 그리고 이듬해 호주오픈에서 즈베레프(32강전), 조코비치(16강전) 등을 연파하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호주오픈이 끝나고 그는 개인 최고 랭킹인 세계 19위에 올랐다. 전 세계 또래 가운데 가장 급성장한 선수였다.

잦은 부상이 정현의 발목을 잡았다. 기권이 이어졌다. 지난해 4월 세계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메이저 대회 본선 출전은커녕, 투어 대회 출전도 어려워졌다. 올해는 투어 대회의 한 등급 아래인 챌린저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올해 출전한 네 차례 챌린저 대회는 모두 1회전에 탈락했다.

정현은 지난해 말 “함께 경쟁했던 또래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다. 그들이 성장한 것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또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바람대로 그들과 경쟁하려면 우선 자신의 세계 랭킹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훗날 테니스판 ‘슈가맨’(한 번 히트 치고 사라진 사람)으로나 기억될 테니.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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