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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쇼크’에도 코스피는 개미 '나홀로 순매수'…언제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밤사이 테슬라·애플 등 주가가 크게 떨어지며 뉴욕 증시도 함께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4.11%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각각 2.78%, 2.25% 하락했다.

주요주주의 지분 매각 사실이 알려진 데다, 기대했던 S&P500 편입에 실패한 테슬라의 하락세가 거셌다. 하루 동안 21.06%가 빠졌는데, 2010년 상장 이후 최고 하락률이다.

CNBC는 8일 테슬라 주가 급락을 '역사상 최악의 손실'이라고 보도했다. CNBC 홈페이지 캡쳐

CNBC는 8일 테슬라 주가 급락을 '역사상 최악의 손실'이라고 보도했다. CNBC 홈페이지 캡쳐

그간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페이스북·알파벳 등 기술주들의 잇따른 조정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닷컴 버블 재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압박하며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공화당 상원이 민주당이 반대하는 규모의 부양책을 밀어붙이겠다고 밝히는 등 좋을 것 없는 소식들이 많았지만, 급락의 원인으로 볼 순 없다.

콜 옵션이 끌어올린 상승장…"조정 더 나타날 수도" 

"특별한 하락 이벤트는 없었다"는 게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최근 언급된 기술주들을 특정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 옵션)를 많이들 사고팔았는데, 시장에선 이것이 변동성을 키웠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달 아마존과 애플의 콜옵션 거래 규모는 하루평균 14만건, 400만건이 넘었는데, 이 기간 주가는 각각 9%, 24% 올랐다. 이 연구원은 "콜 옵션이 끌어올린 주가 상승이 영원히 지속할 순 없으며 이 사실이 증시 급락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같은 증권사의 김일혁 연구원은 "대선 전까지 전고점을 하회하는 횡보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술주 중심의 주가 하락은 그동안의 대규모 기술주에 대한 콜 옵션 매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 "주가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콜 옵션이 늘며 풋콜 비율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역사적 저점"이라고 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대형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조정이 더 나타날 수 있으나 미국 기업들의 양호한 신용성과 완만하게 개선되는 경기 상황을 생각하면 대세적 하락 국면이라 보긴 어렵다"고 했다.

美 주가 하락에 2400선 반납한 코스피…"매물 출회 불가피" 

국내 증시는 9일 하락 출발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9.38포인트(1.22%) 내린 2372.53으로 시작했다. 전날 간신히 올렸던 2400선이 다시 붕괴했다. 오전 10시 32분 기준 지수는 2379.93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0억원과 16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개인이 홀로 189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13.38포인트(1.52%) 내린 864.91로 장을 열었다. 오전 10시 33분 지수는 이보다 조금 오른 874.39를 가리키고 있다. 기관이 775억원어치를 팔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39억원과 192억원어치를 사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대형 기술주를 비롯한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군 위주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급락한 점을 살피면, 국내 증시에서도 매물 출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기업과 경기 펀더멘털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사들이는 경향이 커졌는데, 최근 미국에서의 급락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는 차익 매물 출회를 더욱 늘릴 것"이라는 게 서 연구원의 설명이다. 유안타증권 글로벌투자정보센터는 "지수 하단을 지지하던 개인 매수세는 2400을 넘으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 증시 조정 영향 아래에서 개인 수급 동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4.2원 내린(환율은 오름) 달러당 1190.6원에 출발해 오전 10시 36분 기준 1189.50원을 가리키고 있다. 임지훈 NH선물 연구원은 "금일 환율은 강달러 영향과 글로벌 위험자산 조정에 1190원대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간 지수상승을 견인해온 나스닥 지수의 잇따른 하락, 미·중 갈등 심화 등이 환율 상승 가능성을 키운다"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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