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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태풍에 원전6기 발전정지는 전력설비에 염분유입 때문”

중앙일보

입력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지난 3일 가동이 중단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호기와 4호기. 송봉근 기자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지난 3일 가동이 중단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호기와 4호기. 송봉근 기자

 최근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당시 6기의 고리·월성 원자력발전소가 발전 정지된 것은 전력설비에 염분이 유입된 때문으로 추정됐다.

한수원, 보도자료 내고 공식입장 표명 #재발방지책 등 마련 뒤 재가동할 계획 #“국민께 심려끼쳐 사과 드린다” 밝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8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원전에 근접한 강력한 태풍에 의해 높은 파도와 강풍의 영향으로 다량의 염분이 발전소 부지 내의 전력설비에 유입돼 고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외부와 전기를 주고받는 송수전 관련 설비에 염분이 유입돼 고장이 나자 발전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동작해 발전이 자동 정지됐다는 것이 한수원 측 설명이다.

 지난 3일 태풍 ‘마이삭’ 때는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지난 7일 ‘하이선’ 내습 때는 월성 2·3호기가 각각 발전 정지됐다.

 한수원은 “이 같은 발전정지 사건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비록 설비 이상 시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설계대로 발전정지가 이루어졌으나,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현재 고장설비 복구와 전력설비에 침적된 염분 제거작업을 하고 있으며, 설비 시험을 통해 건전성을 확인하고 규제기관의 공식적 조사 결과에 따라 발전소를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한수원 모든 발전소 전력설비 진단을 통해 염분유입에 취약한 설비를 개선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발전 중지된 원전 6기의 고장과 관련해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한 뒤 한수원에 재가동을 승인할 방침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인조사를 거쳐 재가동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있는 전국 16개 기초자치단체로 구성된 ‘전국 원전동맹’은 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사고원인 철저 조사와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 자치단체는 “태풍으로 인한 원전 6기 가동 중단은 초유의 사태”라며 “잇따른 사고로 원전 인근 16개 지자체와 소속 314만 주민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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