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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도 화웨이와 거래 중단…오는 15일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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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주일 뒤인 오는 15일부터 중국 화웨이와 반도체 거래를 중단한다. 지난달 17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화웨이 추가 제재안에 따른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 제재안에 따른 거래중단 

8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안이 적용되는 하루 전날(14일)까지만 화웨이에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한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도 화웨이와의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

국내 반도체 업체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게 된 데에는 미국이 제재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 상무부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며 "제3국 반도체 업체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SW)와 기술·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화웨이에 납품하기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미국의 기술·장비를 쓰지 않는 반도체 기업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 때문에 삼성과 하이닉스도 화웨이와 더는 거래관계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올 5월만 하더라도 미국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 가운데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장비가 들어간 경우"만 사전 승인 대상에 포함했다. 화웨이가 개발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파운드리)하는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를 미국이 겨냥했기 때문이다. TSMC는 미국 정부의 뜻대로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었고, 이에 고무된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들어가는 반도체 납품로를 아예 틀어막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9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추가 제재에 대비해 화웨이가 반도체 재고를 쓸어담고 있다. D램 현물가격이 최근 오르는 이유도 화웨이의 사재기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매출 많은 하이닉스 타격 불가피

이번 조치로 인해 SK하이닉스는 상당한 영업 피해를 보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최근 공시한 2020년 상반기(1~6월)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매출(15조8050억원) 가운데 41.2%(6조5172억원)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 기업이 사들인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상당수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태블릿 제작 용도로 쓰인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 [중앙포털]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 [중앙포털]

삼성전자 역시 애플, 도이치텔레콤, 버라이즌, 홍콩 테크트로닉스와 함께 화웨이가 올 상반기 5대 매출처에 포함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판매분까지 포함한 수치로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 가운데 화웨이 비중은 약 3% 안팎이라고 한다. 미국 남부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제재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화웨이에 납품하는 반도체 물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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