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억→1억 vs 1억→6000만원, 2차지원금 누구 지원?

중앙일보

입력 2020.09.08 18:37

업데이트 2020.09.08 19:19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벌써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전 국민에게 일괄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과 달리 지원 대상과 기준이 제각각이라서다. 대상 선별과 금액 설정, 지급 방식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정부가 목표로 한 다음 달 1일 추석 전 지급을 완료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핸드폰 판매점에 점포정리 문구가 걸려있다. 뉴스1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핸드폰 판매점에 점포정리 문구가 걸려있다. 뉴스1

8일 기획재정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오는 10일 2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확정ㆍ발표될 예정이다. 11일 국회 제출을 위해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도울 수 있는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4차 추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추경뿐 아니라 부처별 가용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2차 재난지원금 등 맞춤형 재난지원 패키지를 만들고 있는 각 부처를 겨냥한 ‘속전속결’ 주문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추석 전) 현금이 직접 나가지 못한 경우에도 대상자 통보는 완료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ㆍ정ㆍ청이 예고한 대로 이번 주 구체안이 나오더라도 당초 목표로 삼은 추석 전까지 지급 완료는 쉽지 않다. 세부안을 확정하고 대상자를 선정ㆍ통보하기도 빠듯한 시한이다. 1차와 확연히 다른 2차 재난지원금의 성격 탓이다.

1차 재난지원금은 전 가구에 지급됐다. 가구원 수에 따라 1인 40만원, 2인 60만원, 3인 80만원, 4인 이상 100만원 차등만 있었을 뿐이다. 2차는 선별 지원이란 원칙 말고도 1차 재난지원금과는 전혀 별개 사업이라고 봐야 할 만큼 성격이 다르다.

사실상 ▶특수고용형태 근로자(특고), 프리랜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2차분 ▶저금리 대출인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현금 지원으로 전환하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아동수당을 받는 만 7세 이하 영유아에게 지급된 특별돌봄쿠폰 2차분 등을 종합한 내용이다. 여기에 저소득층 생계비, 통신비 지원 등이 추가된다.

2차 재난지원금이란 ‘문패’만 달았을 뿐, 기존 프로그램을 연장(긴급고용안정지원금)하거나 현금성 지급으로 전환(소상공인 새희망자금)하는 방식이다. 현금 지원이란 공통점 말고는 사업 성격, 지급 대상, 선별 기준이 제각각이다. 대상자 선별부터 실제 집행까지 ‘난수표’일 수밖에 없다. 7조원대 중반이란 한정된 재원으로 나눠야 해서 더 큰 문제다.

 1 · 2차 재난지원금 비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 · 2차 재난지원금 비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4차 추경 가운데 약 3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만 해도 과제가 산적하다. 현재 새희망자금은 가구당 최대 2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이 당정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 납세 신고자료를 근거로 매출액 증감을 따져 지급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날 김상조 실장은 “소상공인은 보편에 가깝게, 높은 비율로 (지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소득증명 절차 없이 지급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체계 격상에 따라 아예 문을 닫게 된 PC방, 노래연습장, 실내 집단 운동장 등 고위험 시설이 주 대상이다. 고위험 시설이 아니더라도 매출 급감한 사실이 확인된 사업장이라면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 대상 새희망자금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는 상품이 아닌 현금 지원이다. 지급 기준을 놓고 ‘누가 얼마나 받느냐’를 두고 혼선을 피할 수 없다. 업종은 물론 매출 증감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매출 1억원에서 올해 5000만원(-50%)으로 줄어든 자영업자와 5000만원에서 3000만원(-40%)으로 감소한 영세 자영업자 중 누구를 더 지원할지와 같은 논란이다. 지난해 폐업하거나 매출이 급감한 탓에 올 들어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진 소상공인, 올해 개업한 이들이 역차별받을 위험도 있다.

현장 혼란과 도덕적 해이도 우려해야 할 부분이다. 벌써 올해분 매출 신고액을 줄이기 위해 카드가 아닌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자영업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다음으로 많은 2조원가량 재원이 투입될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도 난항이 예상된다. 1차 지원자라면 별도의 신청ㆍ심사 없이 2차 지원금을 지급하고 그 외는 추가 신청을 받는 방식을 정부는 추진 중이다. 하지만 1차 때와 같은 신청자 폭주로 인한 심사ㆍ지급 지연이 반복될 위험도 여전하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크게 왔던 때 1차 재난지원금을 선별로 지원하고, 이후 2차로 보강하는 식으로 했다면 재정도 아끼고 혼선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처음 다 주고 나서, 그다음 선별 지원으로 가면 어떤 기준을 정하더라도 지급 받지 못한 계층의 불만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학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앞두고 1차 재난지원금을 보편 지원한 현 정부의 ‘원죄’가 지금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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