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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원전동맹 “태풍으로 원전 6기 셧다운, 재발방지책 마련하라”

중앙일보

입력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3일 가동이 중단된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 이날 태풍으로 인근 신고리 1호기와 2호기도 가동중단됐다. 송봉근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3일 가동이 중단된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 이날 태풍으로 인근 신고리 1호기와 2호기도 가동중단됐다. 송봉근 기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기초자치단체들이 최근 태풍으로 잇따라 셧다운(가동중단) 사태가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사고 재발방지 대책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전동맹, 원전 주변 16개 기초단체로 구성 #8일 공동성명내고 재발방지대책 등 촉구 #원안위, 고리원전 4기 등 사고원인 조사 #한수원 “재가동까지 시일 걸릴 것” 밝혀

 전국 16개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 원전동맹’은 8일 ‘원자력 안전은 말뿐인가?’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서를 내고 원전정책 결정 시 원전 인근 자치단체장의 동의 의무화, 전국 원전동맹에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추천권 부여, 사고원인 철저 조사와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원전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가동 중단된 데 이어 후속 태풍인 제10호 하이선으로 월성원전 2·3호기마저 멈췄다”면서 “지진도 아닌 태풍으로 원전 6기가 멈춘 사태에 대해 전국 16개 지자체와 소속 주민 314만명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사건, 하나로 원자로 자동정지 사고에 이어 올해 ‘한국판 명품원전’이라 불리는 신고리 3·4호기 침수 사고, 한전원자력연료(주)의 6불화우라늄(UF6) 유출 사고 등이 발생한 상태에서 태풍으로 인한 원전 6기 가동 중단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잇따른 사고로 원전 인근 지역 314만 주민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전동맹은 또 “2003년 발생한 태풍 매미 때 고리1~4호기가 가동 중단된 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태풍으로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17년 6월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17년 6월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국 원전동맹은 지난해 10월 원전 소재지가 아닌 원전 인근 기초지자체 16곳으로 구성됐다. 부산 해운대·금정구, 울산 중·남·동·북구, 전남 무안·함평·장성군, 전북 부안·고창군, 경북 포항시·봉화군, 경남 양산시, 강원 삼척시, 대전 유성구 등이 가입해 있다. 소속 주민이 314만명이다.

 원전동맹은 원전 인근 지역 주민들의 환경권 보장 등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원자력 안전 교부세’ 신설, 원전정책 추진 시 16개 지자체 의견 적극 반영 등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홍순헌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지금까지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은 사고 발생 때마다 지역 주민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겠다는 말을 반복해 왔다”면서 “원전 사고 발생 시 원전 인근 지자체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사고재발 방지 대책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지난 3일 이후 가동 중지된 원전 6기의 고장과 관련해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하고 있다. 원인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한수원에 재가동을 승인할 방침이다.

 고리원전 4기와 월성원전 2기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전체 전력의 8%가량인 데다 현재 전력 예비율이 20%를 넘어 원전 6기의 가동 중단에도 국내 전력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한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인조사 결과가 나오고 조치가 끝나야 원전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인조사를 거쳐 재가동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고리원전본부에는 6기의 발전소가 있으나 고리 1호기는 2017년 6월 영구가동 중지됐고, 고리2호기는 계획정비 중이어서 최근 태풍 때 가동되지 않았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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