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연설 다음 메인 뜨자, 윤영찬 "카카오 오라 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2020.09.08 17:46

업데이트 2020.09.08 20:36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도중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주 원내대표 연설이 다음 포탈사이트 메인에 바로 반영되자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의 문구를 적고 있다. [뉴시스]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도중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주 원내대표 연설이 다음 포탈사이트 메인에 바로 반영되자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의 문구를 적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2시11분쯤 국회 본회의 도중 누군가에게 보내려던 메시지 일부다. 국회 출입 촬영기자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본회의에선 주호영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었다. 윤 의원과 문자를 주고 받은 상대방은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에 주 원내대표 기사가 떠 있는 화면을 캡처해 보내면서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 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낸 뒤 이어 “카카오 너무 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2014년에 합병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자를 주고받은 상대방은 자신의 보좌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7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다음 메인에 보이지 않았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논란이 되겠지만, 당연히 제가 항의할 내용”이라고 했다.

왜 ‘강력히 항의해 주세요’라고 했나.
“전날(7일) 이낙연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는데 (다음에) 기사가 나오지 않았고 연설문을 ‘전문’이라고 표시하지도 않았다. 오늘 주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기사가) 처음부터 ‘전문’이란 표시와 함께 떴다. 그래서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 항의해야 한다’고 보좌진에 얘기한 거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나.
“양당 대표가 연설하면 똑같은 기준으로 (기사 배치를) 해야 한다.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봤다. 불공정하게 편집됐다고 본다.”
‘들어오라’는 대상이 누군가.
“카카오에서 국회 출입하는 대관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어쨌든 항의는 해야 한다.”
논란은 예상 못했나
“논란이야 될 거다. 당연히 제가 항의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대관 담당이 국회에 못 들어오니, 누군가를 통해서 대관 담당에게 항의 뜻을 전달할 거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 사진은 2018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당시. [연합뉴스]

윤영찬 민주당 의원. 사진은 2018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당시. [연합뉴스]

윤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다. 초선 의원이지만 청와대 출신이자, 이 대표 측근으로 당내에선 “당·청에 두루 연결되는 실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21대 국회에선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업체와 관련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다.

윤 의원의 문자메시지가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은 맹공에 나섰다.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최고 기업 ‘카카오’를 국회에 초치(招致)하는 서슬 퍼런 민주당의 이면”(김은혜 대변인), “청와대에서도 그리하셨나, 민주당은 당장 해명하라”(배현진 원내대변인) 등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들도 “언론에 대한 갑질이자 포털장악의 민낯”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의원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전날) 이낙연 대표 연설 당시 카카오 메인페이지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는데 (기사가) 뜨질 않았다”며 “그 부분에 대해 항의하지 않았다. 편집의 자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 연설은 포털 메인에 전문까지 붙어 기사가 떠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확인해보니 이낙연 대표 연설도 (다음) 메인에 게재가 됐다. 이렇게 바로 앞에서 거짓말을 하느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또 “2015년 윤 의원이 네이버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는 ‘포털이 편향적으로 기사를 편집할 이유가 없다’며 중립성을 강조했다. 그랬던 윤 의원이 완전히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후 “사보임 등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상임위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은 5년전부터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뉴스를 편집하고 추천하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력 확인 결과 전날 이 대표 연설 관련 기사도 다음 포털 메인에 노출됐었다”며 “윤 의원실 문의에도 같은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지난해부터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영역 외 뉴스는 AI가 뉴스를 추천한다.

김효성·김기정·박민제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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