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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써서 군대 안 가" "군 갑질은 적폐" 강경했던 추미애의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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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당시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문재인 당대표와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 김정훈 일병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김 일병은 "추미애 최고위원이 엄마를 많이 닮으셔서 안기고 싶었다"며 "군 복무를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은 이듬해 카투사에 입대했다. [중앙포토]

2015년 3월 당시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문재인 당대표와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 김정훈 일병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김 일병은 "추미애 최고위원이 엄마를 많이 닮으셔서 안기고 싶었다"며 "군 복무를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은 이듬해 카투사에 입대했다. [중앙포토]

“대체로 고시 합격하면 빽 써서 군대 안 가거나 아니면 법무관으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016~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민주당을 이끌었고, 그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지원 연설을 했다. 당시 전국을 돌며 추 장관이 했던 말이 이랬다. “고시 공부 하면서 예비군 훈련 한 번도 안 빼먹고 특전사 병장으로 3년 동안 24시간 고강도 훈련을 견뎌낸 사람. 그런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국민 후보 국민 대표선수 문재인입니다.”

문 대통령의 군 경력을 들어 정권교체 지지를 호소한 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추 장관을 앉혔다. 청문회 때 고개를 들었던 추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은 21대 국회 출범 후 다시 불거졌다. 8일 한 여권 인사는 “추 장관 아들 문제가 2030 남성층 지지율과 연관돼 정권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2017년 5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추미애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7년 5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추미애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권한대행은 두드러기에 걸렸다고 군대도 안 갔는데 예비군 훈련 한 번도 빼먹지 않은 이런 사람, 대통령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 상대 진영의 군 면제나 군 관련 비리에 깐깐한 기준을 들이밀었던 것도 과거의 추미애 대표였다. 그는 2017년 8월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이른바 '공관병 갑질'이 논란이 됐을 때 “고위 간부의 갑질 행태는 방산비리와 더불어 군의 사기를 꺾는 군 내 2대 적폐 중 하나”라며 “군과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이적 행위에 준하는 사건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은 이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400만원형을 확정받았다. 추 장관 아들 서씨가 받는 혐의 중 하나가 김영란법 위반이다. 서씨의 평창 겨울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추 장관 정책보좌관 전화를 받았다는 전 국방부 장관실 관계자는 “장관 정책보좌관에게 ‘통역병 선발 청탁을 들어주면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주의를 줬다”고 했다.

해병대에 “한 치 허점 없이 나라 지켜달라”

추 장관은 민주당 대표 시절 여러 차례 군부대를 방문했다. 취임 직후인 2016년 9월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지난달과 이번 달 사이에 북한이 긴장을 높이는 행위와 도발을 하고 있는데, 한 치의 허점도 없이 나라를 지켜주실 것을 장병들께 부탁드린다”고 했다. 연설 후 애기봉 전망대에 올라 북측을 관찰하려던 추 대표가 “앞이 안 보인다”고 하자 옆에 있던 관계자가 거꾸로 든 쌍안경을 바로잡아 줬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9월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소속 애기봉 관측소(OP)를 방문해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9월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소속 애기봉 관측소(OP)를 방문해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여러분 보니까 든든하고, 믿음직하다. 여러분들이 군 생활하고 있는 동안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은 늘 응원하면서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추 장관은 1년 뒤인 2017년 9월 경기도 고양시 백마부대를 방문해서는 “이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람과 사명과 긍지를 가져달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여러분들이 힘든 줄 알고 있다. 내년부터는 사병의 월급도 올라갈 것이고, 군 인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 정부가 많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우리 청년들이 바라는 건 사병 월급 몇푼 더 받는 게 아니다. 국방의 의무 앞에 모두가 공정해야 한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9월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에 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방문한 추 장관이 장갑차를 시승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9월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에 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방문한 추 장관이 장갑차를 시승하고 있다. [중앙포토]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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