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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관 누수? 지하철 공사?…'구리 싱크홀' 원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6일 오후 3시 45분쯤 구리시 교문동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도로가 통제됐다. 뉴스1

지난달 26일 오후 3시 45분쯤 구리시 교문동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도로가 통제됐다. 뉴스1

최근 경기도 구리시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사건의 발생 원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구리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3시 45분쯤 교문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왕복 4차로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교문동 813번지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 갑자기 발생한 대형 싱크홀의 크기는 폭 17m, 길이 20m, 깊이 4∼6m 정도였다. 횡단보도 바로 옆까지 무너져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싱크홀을 메우는데 8t 트럭 189대의 토사(1512㎥)가 동원됐다.

사고가 나자 관계 당국은 양방향 도로를 전부 통제한 채 인근 아파트 주민 등에게 재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대피방송을 내보내 안전하게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기·가스·상수도 공급이 한때 끊겼다.

지난달 26일 오후 3시 45분쯤 구리시 교문동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자 긴급 도로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뉴스1

지난달 26일 오후 3시 45분쯤 구리시 교문동 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자 긴급 도로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뉴스1

사고가 난 곳은 암사역과 별내역을 잇는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공사 구간이다. 이곳은 장자2사거리역(토평역)과 구리역 사이다. 대형 싱크홀 발생 지점 지하 30m에는 지하철 공사현장이 있다. 이날 대형 싱크홀은 왕복 4차로 가운데 도로변 쪽에서 발생했다. 차도와 맞닿은 인도와 아파트 담장 및 녹지공간 일부도 무너져 내렸다. 상수도관이 파열돼 붕괴 지역 일대로 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국토부 “상수도 누수”  

사고 발생 원인과 관련,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경위는 ‘낡은 상수도관 누수와 토사 유실과 함께 지반침하’라는 내용을 명시한 공문을 냈다. 이에 안승남 경기 구리시장이 사고 도로 지하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와의 연관 의혹을 직접 제기하고 나섰다.

안승남 구리시장. [구리시]

안승남 구리시장. [구리시]

안 시장은 7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세 가지 의문점을 들어 공사 연관성을 주장했다. 안 시장은 “원인도 파악하기 전에 일부 방송과 국토부 중앙지하사고 조사위원회에서 사고원인을 노후 상수관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시민 제보와 사고원인 등을 분석해 싱크홀 원인이 노후 상수도관 파열이 아니라는 점을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보고하고 블로그를 통해 구체적인 시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구리시 “지하철 공사 연관”  

안 시장은 그러면서 첫 함몰지점은 도로 중앙부터 이뤄졌고, 상수도관은 인도 쪽에 묻혀 있었다는 점과 직경 350㎜ 상수도관이 파열되면 물기둥이 솟구치는데 이번 싱크홀에서는 먼지가 먼저 일었다는 점 등을 의문점으로 지적했다. 또 지반함몰 이전에 지하철 건설현장 직원들이 사고지점에서 안전을 위해 차량통제를 했다는 점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안승남 시장은 “모니터링 결과 상수도 공급량이 지반함몰 당시 갑자기 올라갔고 밸브를 잠그자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싱크홀 원인이 노후 상수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는 지하철 공사 현장과 지반침하의 연관성 등 사고를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할 것이며, 조사가 완료되면 모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고조사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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