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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로에 사람 빨려들어갔다…'하이선'이 때린 참혹한 현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 오전 강원도 강릉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7일 오전 강원도 강릉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강원 동해안 지역에 시간당 30∼50㎜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삼척에서 40대 남성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릉·삼척 집중호우에 도로 침수 속출 #설악산ㆍ태백산ㆍ치악산ㆍ오대산 통제

 7일 오전 11시23분쯤 삼척시 신기면 대평리에서 A씨(44)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삼척시에 따르면 석회석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는 A씨는 채굴작업 후 철수하는 과정에서 작업지점 인근 도로가 유실되면서 배수로로 빠져 급류에 휩쓸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람이 배수로로 휩쓸려 들어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와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낮 12시30분쯤 고성군 미시령터널 출구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도로가 통제됐다. 피해 규모 확인에 나선 고성군은 태풍이 지나간 뒤 복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45분쯤 속초시 도문동 한옥마을 앞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도로의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침수 피해 속출하자 지자체 주민 대피령 

 침수 피해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군도3호선이 침수됐고, 도계읍 늑구리 국도 38호선과 미로면 동산리 마을 입구 도로도 물에 잠겼다. 도계읍 신리~가곡면 오목재 구간은 소하천 범람으로, 가곡면 풍곡~석포 전구간은 토사유출과 낙석 위험으로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강릉시는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 인근 안목사거리, 주문진읍 북부 해안도로, 옥계면 헌화로, 강동면 와천로, 진안상가 주차장 등 곳곳이 침수돼 차량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태백시는 장성 신흥교∼등광사 1.6㎞ 구간의 도로 유실이 우려돼 통행을 막은 상태다.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속출하자 동해안 자치단체들은 재난 문자를 통해 대피령을 내리고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양양군은 이날 오전 현북면 광정천과 서면 장승천 등 하천 범람이 우려되자 재난 문자를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인근 서면 장승1∼3리에는 주민 230명이, 현북면 하중광정리에는 40명이 거주해 총 270명가량의 주민이 긴급대피했다. 주민들은 장승1리 마을회관과 현북면사무소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 주의해야

7일 오전 강원 강릉지역에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변동 일대 주택가 도로가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강원 강릉지역에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변동 일대 주택가 도로가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앞서 강원도는 지난 6일 오후 8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에 돌입하고 18개 시ㆍ군 및 유관기관 직원 1600명과 함께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댐과 저수지 배수를 점검하고, 항ㆍ포구 주변 침수방지를 위해 어망ㆍ어구 등을 점검했다. 또 설악산ㆍ태백산ㆍ치악산ㆍ오대산 등 4개 국립공원 69개 탐방로와 영동선 철도 영주∼강릉 구간, 2개 여객선 항로 등을 통제한 상태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 영향으로 7∼8일 영동지역에 최대 400㎜ 이상 폭우와 최대순간 초속 25∼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안 지역에 최대 초속 40m의 강풍이 부는 만큼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등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산사태 등도 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삼척=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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