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아바타' 스가, 아베처럼 韓 향해 “국제법 위반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9.07 12:01

업데이트 2020.09.07 14:45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한·일관계에서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우익 성향을 반영해 한국과 날을 세우던 아베 내각의 한일관을 차기 정권에서도 계승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징용공 배상 韓 사법부 판결은 국제법 위반"
아베 내각 기존 입장 그대로 계승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스가 장관은 7일자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선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외교분야 중 징용공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다.

스가 장관의 해당 발언은 한국 사법부가 한·일 청구권협정을 위반했다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됐다. 한국 대법원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뒤집어 2018년 징용 피해자를 위한 배상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청구권 문제는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45년 전 한·일 청구권협정을 한국 사법부가 부정하는 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전날(6일)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도 "한·일 청구권협정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그것에 꼼꼼하게 얽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악화된 한·일 관계의 책임이 한국에 있고,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한국이 먼저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아베 내각에서 정부 대변인격으로 활동한 스가 장관이 기존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함으로써 스가 내각이 출범하더라도 한·일관계의 교착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왼쪽부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연합뉴스]

한편 스가 장관이 한·일관계뿐 아니라 아베노믹스 등 현 정부의 경제 정책 계승을 내건 상황에서 오히려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4~6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2%로, 직전 조사의 37%를 크게 웃돌았다. 6개월 만에 ‘지지한다’는 응답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앞선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정권 말기에 지지율이 크게 오른 건 역대 내각을 봐도 이례적”이라며 “장기 집권의 실적이 재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또 스가 장관이 차기 총리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46%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과 경쟁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33%,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무조사회장은 9%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 사임 의사 발표 전만 해도 차기 총리감 1순위로 꼽히던 이시바 전 간사장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렸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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