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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인영 '냉전동맹'에 반박 "한미는 안보동맹 그 이상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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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AFP=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관계를 “냉전동맹”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한미동맹은 안보협력을 넘어서는 관계”라고 반박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우리의 (한미)동맹과 우정은 안보협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동맹의 기반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우리가 공유하는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의 가치는 (한미 간) 확고한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한미는 경제, 에너지, 과학, 보건, 사이버안보, 여권 신장 등과 같은 지역적, 전 세계적 사안에서 폭넓게 협력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앞서 이인영 장관은 2일 진보성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관계가 어느 시점에선가는 군사동맹과 냉전동맹을 탈피해서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이 현재는 극복 대상인 냉전동맹이라는 뜻으로 한미, 미·일 동맹 등이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는 중국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오종택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오종택 기자

이에 대해 미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장문의 논평을 통해 한미관계가 단순히 군사안보동맹을 넘어선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앞서 이수혁 주미 대사가 미·중 갈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고 말했을 때도 반박성 논평을 낸 적이 있다. “한국은 이미 오래 전에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는 취지였다.

미국의 이 같은 메시지 관리는 중국과 갈등이 체제경쟁 차원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이 동북아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의 이탈을 단속하는 의도도 포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을 경제·안보 측면에서 봉쇄하기 위해 유럽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 규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역내에서 기존 미·일·인도·호주 4개국 안보대화(쿼드)에 한국 등을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 다자안보기구 창설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쿼드 플러스 구상은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올해 3월 코로나19 대응을 명분으로 출범한 7개국(한국,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베트남)의 차관 협의체가 모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모임에 따라 7개국 차관들은 지난 3월부터 수주 간격으로 화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차관 협의체도 비건 부장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쿼드 플러스와 관련해 참여 요청을 받은 적 없으며, 7개국 차관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 이외의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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