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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日금융회사가 내놓은 고령자 맞춤형 저위험 상품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59)

일본의 고령자가 가진 금융자산은 젊은 세대보다 훨씬 많다. 2014년 전체 금융 자산 가운데 60세 이상 세대의 보유 비중은 65.7%이었다. 2015년 추계로 볼 때 60세 인구의 25%는 95세까지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빠른 속도로 장수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의 노후생활은 비교적 단순해 쉽게 그려볼 수 있었다. 60세 정년이 돼 퇴직금을 받거나 운이 좋으면 부모에게 자산을 상속받는다. 여기에 저축한 돈을 합쳐 마련한 노후자금을 인출하면서 노후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노후생활은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장수사회에서는 이전의 세대와 전혀 다른 라이프 스타일이 등장하고 있다. 자산과 소득, 취업상황, 건강상태, 세대구성 등 다양한 생활패턴이 출현하면서 퇴직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바뀌고 있다.

금융회사와 금융제도는 지금까지 획일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근거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제 고령자 각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고령자의 금융니즈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 퇴직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각종 자료를 통해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금융서비스 니즈가 있을 것인지 예상해본다.

자산과 소득, 취업상황, 건강상태, 세대구성 등 다양한 생활패턴이 출현하면서 퇴직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고령자 각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금융니즈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pixabay]

자산과 소득, 취업상황, 건강상태, 세대구성 등 다양한 생활패턴이 출현하면서 퇴직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고령자 각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금융니즈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pixabay]


① 자산과 소득의 분포
70세 이상 상위 20%의 저축액은 6743만엔이지만, 하위 20%의 저축액은 172만엔으로 매우 적다. 소득격차가 현역 세대에서는 확대되고 있지만, 60대 이상은 줄어들고 있다. 고령세대의 자산 중에는 부동산(주거용 52.9%, 비거주용 12.5%)이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은 고령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자는 교통이 편리한 맨션으로 이주하거나 고령자용 주택으로 입주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물화할 가능성이 있다. 보유 부동산을 활용해 연금을 받는 고령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② 취업상황
인구감소에 따라 노동 인력이 부족한 경제환경에서 계속 일하는 고령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의 고령자는 부족한 노후소득을 보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있다. 고용조건을 가리지 않는다면 거의 모든 고령자가 취업할 수 있다.

65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면 노후에 필요한 저축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 은퇴 세대는 퇴직금을 조금씩 꺼내 쓰는 노후생활을 생각했다. 그러나 장수사회에서는 계속 일하며 근로소득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축적한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소득을 늘리는 것이 노후생활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비정규직 비율과 미혼율이 상승하는 현역 세대는 장래 안정적 노후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퇴직세대는 퇴직금이 줄어들고 있고, 연금소득 대체율도 내려가고 있다. [사진 pxhere]

비정규직 비율과 미혼율이 상승하는 현역 세대는 장래 안정적 노후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퇴직세대는 퇴직금이 줄어들고 있고, 연금소득 대체율도 내려가고 있다. [사진 pxhere]


③ 건강상태와 세대구성 형태
최근 건강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간병 인정자와 치매 환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건강수명은 2016년 74.81세로 평균수명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치매환자는 2015년 500만명대에서 2035년 92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환자가 65세 이상 인구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0세 이상은 고령자 부부 세대 31.7%, 부모와 동거 세대 2.6%, 독신세대 30.4%를 각각 차지 하고 있다. 고령의 부모와 동거하는 노노 세대는 2030년까지 20년간 약 1.5배로 늘어날 전망이다.한 명만 있는 자녀와 떨어져 홀로 사는 고령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최근 미혼의 고령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남성의 미혼율은 25%로 1990년보다 약 5배 늘어났다. 45세 넘은 초혼의 남성은 전체 결혼한 사람의 3.6%에 불과하다. 45세 시점에서 독신이라면 그 후에 미혼 고령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혼 고령자는 경제상황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금융니즈가 매우 다양하고 대비할 과제가 많다. 의존할 배우자와 자녀가 없고 자산을 남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령기에 경제적 위험에 대비해 주택연금과 보장성 보험에 대한 니즈가 크다. 현역 시절에 임금이 낮은 사람은 고령기에 연금액이 적고, 축적된 자산도 적을 가능성이 있다. 고령기에도 건강한 동안 취업해 근로소득으로 생활하고, 연금 지연 수령으로 연금액을 늘리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고령기에는 비정규직 고용으로 임금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 출신의 경우 50대 중반부터 임금감소에 대비해야 한다. 고령기에 저축과 보험으로 예상치 못한 질병과 장수에도 대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질병으로 취업할 수 없으면 다양한 생활기반이 일시에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75세 이상이 되면 신체능력이 떨어지면서 지속적인 취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나면 취업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장수에 의한 경제적 위험도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④ 고령자의 다양성 증가
비정규직 비율과 미혼율이 상승하는 현역 세대는 장래 안정적 노후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퇴직세대는 퇴직금이 줄어들고 있고, 연금소득 대체율도 내려가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격차를 시정하려는 노력은 사회 전체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이전보다 개인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이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60세에 퇴직할지, 계속 취업할지, 독립할지, 자녀세대와 동거할지 등의 여부에 따라 인생 이벤트가 매우 다양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인생 100세 시대에 어떤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할까?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획일적 상품과 서비스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에 대응한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령자의 개별 상황에 맞는 금융서비스, 가사대행과 안부서비스 등 생활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에서 연령별 보유자산을 보면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자산 비율도 높다. 문제는 고령이 되어 인지기능이 떨어질 때 그런 위험자산을 관리할 수 있느냐다. 장래 인지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점차 위험을 줄이는 자산관리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위험자산을 방치할 경우 치매에 걸린 후에 높은 위험의 자산포트폴리오가 그대로 유지될 우려가 있다.

합리적인 자산관리 대책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위험을 낮추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타깃데이트 펀드가 좋은 사례다. 또 한가지 대책은 신탁상품으로 자금을 갈아타는 방법이다. 즉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원금보장을 전제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신탁상품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이다. 신탁은 고령자의 다양한 금융니즈에 대응해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령자의 니즈에 맞게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보험회사도 고령자를 위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험회사는 한창 일하는 근로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지만, 이 세대의 보장성 상품니즈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 대신 최근 늘어나는 고령자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시장개척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부 보험사는 중고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다만 저금리의 영향으로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조건 제약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커리어넷 커리어 전직개발 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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