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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도 뛰어든 주방 시공…요즘엔 이런 부엌이 멋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1일부터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 코리아’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과 손잡고 주방 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싱크대 등 이케아 주방 제품을 오늘의집 앱에서 살펴보고 상담 및 결제 후 시공 서비스를 받는 시스템이다. 인테리어 기업 ‘아파트멘터리’는 지난 1월 주방 단품 시공 상품을 내놨다. 주거 공간 내 주방 인테리어만 별도로 원하는 고객을 위한 단품 시공 서비스로 총 3개 라인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종합 홈 인테리어 기업 ‘한샘’은 지난달 15일 경기도 광교에 ‘키친&바스’ 전문관을 오픈했다. 주방과 욕실 위주의 인테리어 쇼룸이다.

최근 주거 공간 중에서도 주방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고, 가능한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무는 ‘언택트 시대’로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가족 전체를 위한 공간으로 주방이 주목받고 있다.

‘엄마’ 전용 공간에서 가족 공간으로  

한샘에 따르면 8월 기준 지난해 대비 주방 세트 주문 건수가 50% 이상 성장했다. 코로나19 등의 상황과 맞물려 자의든 타의든 ‘집콕’하는 이들이 늘면서 주거 환경 개선 요구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불편해도 참고 살았지만 사용 빈도가 늘고, 위생과 청결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노후한 주방을 바꾸고 싶은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샘이 지난해 말 출시한 초저가 주방 시공 상품의 경우 특히 성장세가 높아, 올해 1분기 기준 월별 100%씩 성장했다.

단순 조리 공간이 아니라 먹는 행위가 일어나는 공간이자 가족들의 '쉼'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주방. 사진 한샘

단순 조리 공간이 아니라 먹는 행위가 일어나는 공간이자 가족들의 '쉼'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주방. 사진 한샘

주방에 대한 인식 변화도 눈에 띈다. 주방은 전통적으로 엄마의 공간, 노동의 공간으로 인식됐다. 음식 조리를 위한 기능적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주방이 최근에는 가족 전체를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족과 지인을 초대해 파티를 즐기거나, 때로는 커피를 즐기는 카페 역할도 하면서 주방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동희 오늘의집 사업개발 매니저는 “요즘 들어 주방이라는 공간이 내가 스스로 요리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 혹은 내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1인 가구를 포함한 20~30대 젊은 세대도 요리나 먹방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방 공간을 개선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했다. 실제로 오늘의집은 여러 개별 인테리어 공간 중에서 ‘주방’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오늘의집 디자이너 키친’을 론칭하기도 했다. 사제 주방 시공 업체들을 모아 브랜드 상품처럼 온라인에서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브랜드 대비 저렴하지만 믿고 맡기기 어려웠던 시공 업체들을 오늘의 집이 시공 및 A/S를 보증해준다는 설명이다.

집의 ‘얼굴’이 된 주방, 투자 대비 만족도 높다

아파트멘터리는 ‘2020 키친 트렌드’를 제안하면서 주방을 집안의 ‘얼굴’로 정의했다.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집에서 중요한 공간으로 거실이나 안방 등이 꼽혔다면 요즘에는 주방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 최근 짓는 신축 아파트 중에는 거실과 주방이 거의 분리되지 않고 이어져 있거나, 아일랜드 식탁 등을 활용한 대면형 주방(ㄷ자 형 주방)을 설계하는 등 주방을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거실만큼 중요하고, 또 음식을 다루고 먹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최근엔 거실과 이어진 오픈형 주방이 늘어나면서 주방이 집안의 '얼굴' 역할을 담당한다. 사진 이케아

최근엔 거실과 이어진 오픈형 주방이 늘어나면서 주방이 집안의 '얼굴' 역할을 담당한다. 사진 이케아

주방 인테리어의 ‘가성비’가 좋다는 점 또한 주방 인테리어 붐의 이유다. 주방 시공은 집을 비우지 않고도 하루 만에 시공이 가능하다. 또 가구나 소품 스타일링에도 힘을 줘야 공간 분위기가 살아나는 거실이나 침실과는 달리, 주방은 시공만으로 완성도 있는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는 “적당한 예산을 들여 집안 분위기를 바꿨을 때 주방만큼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 없다”고 했다.

‘하이그로시’ 가고 ‘나무’ 왔다, 요즘 멋진 주방

질감이 돋보이는 나무 소재 싱크대에 얇은 세라믹 상판을 더한 주방. 상부장은 반만 넣고 선반을 더해 개방감을 살렸다. 사진 아파트멘터리

질감이 돋보이는 나무 소재 싱크대에 얇은 세라믹 상판을 더한 주방. 상부장은 반만 넣고 선반을 더해 개방감을 살렸다. 사진 아파트멘터리

요즘 주방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과거처럼 획일화된 스타일이 아니라,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만든다. 박동희 오늘의집 사업개발 매니저는 “상부 장을 없애고 선반을 달거나, 인조 대리석 상판이 아닌 원목 상판 또는 스테인리스 스틸 상판을 적용한 주방 등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형태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아예 주방과 거실의 경계를 허물어 주방 공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등 색다른 주방을 연출하기도 한다”고 했다. 색깔도 기존에는 단조로운 흰색·회색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짙은 초록 등 개인 취향에 맞춘 싱크대를 선택하고 금속 재질이나 돌 재질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고급화도 한 흐름이다. 다만 이전에는 도어나 상판 등 눈에 보이는 자재로 고가의 부엌을 표현했다면, 최근에는 대형 플랩장이나 서랍장을 설치해 수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팬트리 공간을 만들거나, 점점 늘어나는 주방 가전을 위한 특수장 등을 설계하는 등 시스템 고급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주방 살림이 너저분하게 보이지 않도록 빌트인하고, 거실을 향한 조리대를 만드는 것이 요즘 주방의 특징이다. 사진 한샘

주방 살림이 너저분하게 보이지 않도록 빌트인하고, 거실을 향한 조리대를 만드는 것이 요즘 주방의 특징이다. 사진 한샘

‘조리’보다 ‘다이닝’에 집중하는 모습도 특징이다. 평소에는 주방처럼 보이지 않도록 모든 주방 가전들을 빌트인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대형 아일랜드나 큰 식탁을 둬 조리보다는 음식을 먹는 행위가 더 중요하게 일어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광택이 있는 하이그로시 소재보다는 질감이 살아있는 나무 소재를 선택하는 등 소재의 변화도 눈에 띈다.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는 “몇십 년 전 일반적이었던 나무 질감의 주방에서 하이그로시 주방으로 바뀐 시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이그로시가 촌스럽다며 다시 나무 질감 주방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상판도 두꺼운 스톤 소재보다는 얇으면서도 내구성이 좋은 신소재 세라믹 상판으로 세련미를 더하는 추세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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