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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행세한 교수에 미 조지워싱턴대 "수업 중단" 조치

중앙일보

입력

자신을 흑인이라 속이고 학술 활동을 해온 제시카 크루그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 [사진 조지워싱턴대 홈페이지 캡처]

자신을 흑인이라 속이고 학술 활동을 해온 제시카 크루그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 [사진 조지워싱턴대 홈페이지 캡처]

오랜 기간 흑인 행세를 하며 대학에서 강의하다 최근 자신의 정체를 밝힌 백인 교수 제시카 A. 크루그에 대해 해당 대학이 조사에 착수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소재 조지워싱턴대는 성명을 내고 크루그 역사학 교수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학기 그의 수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크루그는 전날 블로그를 통해 그간 자신이 북아프리카 출신 흑인, 미국 흑인, 카리브해에 뿌리를 둔 흑인 등이라고 주변에 거짓말을 하며 정체성을 속여왔다고 고백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크루그가 실제로는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났으며 금발의 백인 유대인이라고 보도했다.

크루그의 자백 이후 미국 흑인 역사, 아프리카 등을 전공하는 크루그가 흑인 교수로서 학계의 각종 특혜를 누리기 위해 흑인 행세를 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크루그는 세계적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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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조지워싱턴대는 “크루그 교수가 남은 학기 동안 강단에 서지 못할 것”이라며 “크루그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생각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조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로 학생, 직원 등 많은 분이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구성원들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크루그는 조지워싱턴대에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 등 흑인의 역사와 관련된 분야를 연구해왔다.

또 흑인 연구자들의 학회에 가입하고 흑인의 정치·정체성과 관련한 학술서적을 출판해 흑인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과 프레데릭 더글러스의 이름을 딴 상의 최종 후보가 되기도 했다.

앞서 크루그는 인종을 속인 것에 대해 어릴 때부터 해결하지 못한 정신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문화광을 넘어 문화에 대한 거머리였다”며 “수년간 거짓말을 끝내는 방안을 생각해왔으나 겁이 나서 윤리를 선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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