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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 뱃속엔 플라스틱 가득···당신도 신용카드 1장 먹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1일 김녕성세기해변에서 세이브제주바다 활동가들이 수거한 마스크 쓰레기들. 세이브제주바다 제공

지난달 21일 김녕성세기해변에서 세이브제주바다 활동가들이 수거한 마스크 쓰레기들. 세이브제주바다 제공

태국의 예술가 헨리 딴 씨가 14일 동안 자가격리 생활을 끝내고 공개한 사진. 자가격리로 중 사용한 플라스틱 용기가 산처럼 쌓여있다.

태국의 예술가 헨리 딴 씨가 14일 동안 자가격리 생활을 끝내고 공개한 사진. 자가격리로 중 사용한 플라스틱 용기가 산처럼 쌓여있다.

‘코로나 발’ 플라스틱 산더미가 만들어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난건데요.

[애니띵] 플라스틱 대란에 죽어가는 바다거북

이 때문에 시름을 앓는 곳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요?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해변에 버려진 마스크

태국의 예술가 헨리 딴 씨가 14일 동안 자가격리 생활을 끝내고 공개한 사진. 자가격리로 플라스틱 사용량도 급증했다.

태국의 예술가 헨리 딴 씨가 14일 동안 자가격리 생활을 끝내고 공개한 사진. 자가격리로 플라스틱 사용량도 급증했다.

태국의 예술가 헨리 딴 씨가 14일 동안 자가격리 생활을 끝내고 공개한 사진입니다. 식사 용기와 물병들이 나란히 진열돼있는 모습입니다. 2주간 사용한 일회용품 플라스틱은 방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양인데요.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우려는 전 세계의 문제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 음식 주문량이 늘자 일회용품 사용도 함께 증가한 건데요.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플라스틱류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t(톤) 발생했습니다. 1년 전(734t)보다 15.6% 늘어난 수치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일회용 마스크도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동서남 해양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81개의 일회용 마스크가 서해안 8곳과 남해안 5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여름철 해수욕장을 방문하면서 버린 쓰레기입니다.

바다거북, 비닐을 해파리라 착각해 먹는다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투. 세계자연기금(WWF)에따르면 연간 8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고있다. WWF 제공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투. 세계자연기금(WWF)에따르면 연간 8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고있다. WWF 제공

버려진 플라스틱들은 어디로 갈까요?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연간 8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흘러간 플라스틱 폐기물 때문에 해양동물들이 피해를 보고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 등이 지난 6월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내 부검실에서 바다거북 해부를 진행했습니다. 소장, 내장, 대장을 부검한 결과 비닐쓰레기가 나왔는데요. 이틀 동안 진행된 검사에서 바다거북 3마리의 몸 속엔 24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혜림 국립생태원 박사는 “붉은 바다거북은 해파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바다에 떠다니는 비닐을 보고 해파리라 착각하고 먹을 때가 많다”며 “장안에서 소화가 안될 경우 장이 막히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 바다거북 부검을 하자 나온 폐비닐과 낚시줄들이 나왔다. 국립생태원 제공

제주 바다거북 부검을 하자 나온 폐비닐과 낚시줄들이 나왔다. 국립생태원 제공

실제로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선 해마다 바다거북 20마리가 넘게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은 2017년부터 바다거북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51마리의 바다거북 폐사체를 부검해왔는데요. 조사 결과, 지금까지 부검한 바다거북 가운데 40마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다고합니다. 40마리의 바다거북의 몸속에서 1572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파이프, 비닐봉지, 낚싯줄, 알약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포장재까지 다양합니다.

우리도 매일 신용카드 한장을 먹는다

거문도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모습. 왕준열

거문도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모습. 왕준열

플라스틱을 먹는 건 바다거북뿐만이 아닙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인간도 매주 신용카드 한장 분량(약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바다로 흘러간 폐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해양생물들이 이를 먹게 돼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해양생물들이 피해를 보면 결국 먹이사슬을 따라 인간에게도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경고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애니띵 다음편은 폐플라스틱으로 힘들어하는 해외 해양동물들의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최연수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영상=왕준열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은 영혼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했습니다. 인간이 그렇듯, 지구상 모든 생물도 그들의 스토리가 있죠. 동물을 사랑하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만든 ‘애니띵’은 동물과 자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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