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내분으로 번진 의·정 합의문…‘젊은의사’ 등 단체행동 내비쳐

중앙선데이

입력 2020.09.05 00:36

업데이트 2020.09.0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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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호 03면

긴박했던 의·정 합의 

박지현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부와 합의문을 발표한 것과 관련 “합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과는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그 어떤 것도 합의한 바 없었고, 정부와는 협상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는데 합의문이 나왔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이런 합의 과정이 “폭력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앞으로 단체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지현 비대위장 “합의한 적 없어
자고 일어나니 나도 모르는 보도가…”

박 위원장은 “젊은의사 비대위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집행부, 전국전임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합의문에 대해 전혀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3일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 회의에서 의협이 제시한 초안에 대해 수정 의견이 나왔고 이를 반영해 최종안이 확정되면 이를 다시 공유하기로 했으나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최대집 의협 회장이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협상문에 ‘철회’를 명문화해야 한다도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범투위에서 최 회장에게 당·정 협상의 전권을 위임키로 의결했지만 범투위 내부적으로 최종 협상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3일 밤 민주당 협상팀을 만나 대화를 했지만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저희 의견을 전달하고 민주당은 당의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후 모르는 사이에 합의가 돼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협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 위원장은 4일 오전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 회장이 패싱 당한 건지 거짓 보도자료를 뿌린 건지”라고 반발했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의료계가 당·정과 최종 합의할 때에도 최 회장과 박 위원장이 동시 서명하는 형태로 진행하기로 내부적으로 의결했지만, 전부 반영되지 않았다”며 “많은 의사 회원, 의협 내부 이사진까지 절망에 빠뜨리는 (최 회장의) 독단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단체행동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의협과 정부·여당의 합의문에는 의료계가 단체행동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당장 수용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부터 지속돼 온 집단 휴진(파업)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황수연·하준호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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