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주 배달일 뛰어들고, 독거노인 돌봄도 차질

중앙선데이

입력 2020.09.05 00:33

업데이트 2020.09.0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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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호 04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보릿고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속만 태우고 있다. 정부가 방역 지침을 강화하면서 독거 노인의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지난달 30일 안양 평촌동에서 ‘노래바’를 운영하던 60대 자매가 업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동생은 목숨을 건졌지만, 언니는 끝내 숨졌다. 이들이 운영하던 업소는 방 2칸만 있는 소규모 업소였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채무에 대한 부담감 등이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가 운영하던 업소엔 지난 5월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떨어져 이들이 가게 문을 열지 못한 날이 넉 달 가까이 이어졌다. 유흥업종이 관내 지원망을 벗어난 탓에 금융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세 자영업자 ‘코로나 보릿고개’
유흥업소 운영 60대 극단 선택도
탑골공원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

영업이 당분간 금지된 일부 PC방 업주 등은 음식 배달일에 뛰어들며 살길을 찾고 있지만, 매출 타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31)씨는 “음식을 팔아 매출 피해를 줄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업주와 이를 관리·감독하는 지자체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한국외식업중앙회 관악구지회 등에 따르면 최근 이 지회는 회원들에게 “오후 9시 이후 영업주와 종사원이 식사와 반주를 한 사례가 적발돼 영업소가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받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 업주는 “영업 종료 후 종업원의 매장 취식이 안 된다는 공지를 처음부터 받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런 것까지 단속하면 어떡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업주나 종업원이 문을 닫은 후 거리 두기를 지키며 식사한다면 단속 대상이 아니다”라며 “건강진단결과서(보건증) 등이 없어 종업원인 게 증명이 안 됐거나 단순 식사가 아닌 음주 사례만을 문제 삼았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8년 동안 운영돼 온 무료급식소도 문을 닫았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는 지난달 26일 다시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을 때 잠시 문을 닫은 데 이어 두번째다. 이곳에서는 매일 300여명에게 점심을 제공해오다 코로나가 확산하자 급식 인원을 170명으로 줄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면서 이마저도 중단했다. 강소윤 원각사 총무는 “어르신들이 지금도 매일 밥을 달라고 문을 두드리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같은 종로구에 위치한 천사무료급식소도 2월부터 급식을 바로 중단했다. 5월 들어 사정이 조금 나아져 도시락을 나눠주다가 최근 재확산세에 음식 제공을 완전히 중단했다. 서울 청량리역 근처에서 무료급식을 운영하는 다일공동체 법퍼나눔운동본부도 하루 1000명분 이상의 도시락을 전달해오다 지난달 19일부터 문을 걸어 잠갔다.

무료급식소뿐 아니라 사회복지시설 이용도 제한되며 어르신들을 위한 돌봄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부터 사회복지시설 3601곳에 대해 무기한 휴관 조치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노인종합복지관 36곳, 종합사회복지관 98곳, 경로당 3467곳이 포함됐다.

채혜선·이우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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