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흑인인 척한 문화 거머리" 조지워싱턴대 발칵 뒤집은 여교수

중앙일보

입력 2020.09.04 13:50

업데이트 2020.09.04 16:19

미국에서 한 교수가 자신이 원래 백인이지만 오랜 기간 흑인인 척을 해왔다고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조지워싱턴대 교수 "겁이 나 거짓말 못 끝내"
흑인 교수로서 학계 각종 특혜 누린 듯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 제시카 A. 크루그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이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원래 백인이지만 흑인으로 인종을 속여왔다는 사실을 고백한 미 조지워싱턴대 제시카 A. 크루그 교수. [미 조지워싱턴대 홈페이지 캡처]

원래 백인이지만 흑인으로 인종을 속여왔다는 사실을 고백한 미 조지워싱턴대 제시카 A. 크루그 교수. [미 조지워싱턴대 홈페이지 캡처]

그는 자신에 대해 북아프리카 출신 흑인, 미국 흑인, 카리브해에 뿌리를 둔 흑인 등으로 친구와 동료들을 속여왔다고 밝혔다. 그의 실제 인종은 백인과 유대인이라고 WP는 전했다.

크루그 교수는 미국 흑인 역사, 아프리카 등을 전공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흑인 행세를 한 이유는 흑인 교수로서 학계의 각종 특혜를 누리려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는 흑인 연구자들의 학회에 가입했고, 흑인의 정치·정체성과 관련한 학술 서적을 출판해 흑인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과 프레데릭 더글러스의 이름을 딴 상의 최종 후보가 되기도 했다. 또 2012년 박사학위를 받은 위스콘신대에서 브라질‧앙골라를 방문하는 해외연구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인종을 속인 사실을 고백하면서 “나는 문화를 이용해 먹는 사람이 아니라 문화 거머리”라고 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거짓말을 끝내려고 했지만, 겁이 나서 윤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거짓말을 한 이유가 어릴 때부터 해결하지 못한 정신 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조지워싱턴대 내부는 충격에 빠졌다. 그의 강의를 수강한 한 학생은 “매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라틴 커뮤니티와 인연이 있다고 단언했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미국에선 백인이 흑인행세를 하며 흑인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된 사례가 있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 주 스포캔 지부장인 레이철 돌레잘은 2015년 백인이란 사실이 폭로돼 흑인 인권운동가로서의 명성을 잃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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