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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코로나에 보급 2배 늘었다, 채팅에 눈뜬 에듀테크 회사 '진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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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을 듣는 거로 공부를 끝내면 그날 배운 효과는 20% 수준에 머문다고 해요. 하지만 토론을 하면 50%, 배운 걸 말로 설명하면 90%의 학습 효과가 나죠. '클라썸'은 20%에 머문 학습 효과를 90%까지 높이려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방향의 '수업'과 쌍방향의 '토론'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처럼 활용될 수 있을까. 지난 1일에 만난 클라썸의 이채린 대표와 최유진 부대표는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 메신저처럼 편리하게 만들어진 온라인 채팅형 플랫폼이 '수업과 토론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수업(Class)과 토론(Forum)을 연결한다는 의미는 클라썸(CLASSUM)이라는 회사명에도 그대로 담겼다.

온라인 소통 플랫폼 '클라썸'을 이끄는 최유진 부대표(사진 왼쪽)·이채린 대표. [사진 클라썸]

온라인 소통 플랫폼 '클라썸'을 이끄는 최유진 부대표(사진 왼쪽)·이채린 대표. [사진 클라썸]

클라썸은 2016년 카이스트(KAIST)에 재학 중이던 이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질문 하나를 하기 힘든 수업에 아쉬움을 느낀 이 대표는 '과목별 대화방'을 메신저에 만들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대화방에는 한계가 있었다. 소통이 활발해지더라도 질문과 답변이 섞여서 그 내용을 따라잡기가 불편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부 환경에 최적화한 온라인 소통 공간이 필요했다. 그 방법으로 이 대표는 웹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 나섰다. 취지에 공감한 최 부대표도 이 시기에 클라썸에 합류했다. 1년 동안 베타 서비스를 운영한 끝에 2018년 클라썸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수업 관계자가 온라인 플랫폼 한곳에 모여 공지, 질문, 피드백을 분야별로 나눌 수 있게 한 클라썸은 출시 초기 대학을 중심으로 퍼졌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며 초중고교, 기업 교육기관 등으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지난 4월 기준 교육기관 약 800곳이 클라썸을 사용했는데, 3개월 만인 지난 7월에는 약 1800곳이 클라썸을 이용 중이다. 이 같은 변화에 이 대표와 최 부대표는 "코로나19 때문에 교육에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늘어날 때 클라썸은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이채린(이하 이) 코로나19 초기 원격수업의 확산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잖아요. 새 플랫폼을 도입할 예산도 없었고요. 이때 클라썸은 모든 교육기관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원격수업을 원활히 하도록 도왔어요. 기존 클라썸 서비스에 수업 영상을 올리는 기능과 '줌' 연동 기능도 더했고요. 그 덕분에 선생님을 비롯한 강의자들이 IT 도구에 친숙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최유진(이하 최) 클라썸을 이용한 학생들도 ‘이런 플랫폼이 있었나요?’라면서 고맙다는 후기를 저희에게 보내왔습니다. 심지어는 다른 학교에도 도입해야 한다며 클라썸 도입 제안서를 써서 보낸 친구도 있었죠(웃음).
다시 오프라인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면, 클라썸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 아닐까요?  
(이) 오프라인에서의 공부는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사라져서도 안 되죠. 그런데 오프라인이 늘어난다고 해도 클라썸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저희는 공부하는 어떤 상황에서든 학습자가 느끼는 장벽을 없애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질문'인데요. 우리는 여전히 질문할 때 '바보 같은 질문이 아닐까' 걱정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익명 질문' 기능을 클라썸에 넣었어요. 또 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고 해도 교육 환경이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사람들이 IT 도구의 장점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온라인 수업 비중이 늘어나는 것과 오프라인 수업에서의 IT 도구 활용 증가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클라썸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온라인 플랫폼에 모여 공지, 질문, 피드백을 나눌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사진 클라썸]

클라썸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온라인 플랫폼에 모여 공지, 질문, 피드백을 나눌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사진 클라썸]

온라인 교육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추가로 준비하는 게 있나요?
(이)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서로 가르치며 함께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해요.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에 그치지 않게 하는 거죠. 그 배경에는 미국 행동과학연구소(NTL, 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가 발표한 학습 효과 피라미드가 있는데요. 강의를 듣기만 하면 학습 효과는 5%, 읽기로 끝내면 10% 수준에 그친다고 해요. 시청각 수업을 듣는 것의 학습 효과도 20% 수준이죠. 하지만 집단토의와 같은 학생 참여 수업이 이뤄지면 이때부터 학습효과는 50%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저희는 이걸 해내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에요. 각 질문에 '저도 궁금해요' 같은 리액션을 달 수 있는 기능부터, 강의하는 사람에게 각 학생의 참여율을 분석할 데이터를 주는 기능까지 제공합니다.  
강의하는 사람이나 운영자 같은 이용자에게 유의미한 데이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 특정 과제, 강의에서 질문이 나오는 정도를 ‘감’이 아닌 ‘데이터’로 비교할 수 있어요. 그래프로 질문의 숫자를 비교할 수 있어서 과제와 강의 난이도를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죠. 강의 기수를 쌓으며 데이터를 누적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강의 교재와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운영자의 작업까지 편리하게 만드는 거죠.  
클라썸은 다양한 게시글 중에 질문만 필터링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질문마다 채팅하듯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다. [사진 클라썸]

클라썸은 다양한 게시글 중에 질문만 필터링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질문마다 채팅하듯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다. [사진 클라썸]

일반 기업 같은 곳에서도 클라썸을 사용하나요? 직장인 교육의 경우 기존 메신저나 '슬랙(Slack)' 같은 협업 도구가 익숙하지 않을까요.
(최) 회사 내부 교육이나 신입 사원 교육처럼 목적이 '교육'인 상황에서 클라썸을 활용합니다. 물론 협업 도구는 업무를 지원하는 데 적합합니다. 하지만 강의자와 학생, 운영자의 입장을 고민한 도구는 아니죠. 한 가지 예로 클라썸에는 학생의 공지 확인율을 볼 수 있게 한 기능이 있는데요. 공지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빠른지를 보는 데이터는 강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교육 상황에서 회사 협업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를 극단적으로 표현하면요, 사귀는 사람과 커플 메신저를 써야 하는데, 슬랙을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곳곳에서 에듀테크를 강조하는 시대입니다. 클라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 클라썸의 미션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에요. 물리적 거리, 소심함 같은 심리적 장벽처럼 공부할 때 느끼는 어려움을 깨주기 위해 기술을 도입하는 거죠. 즉, 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겁니다. 
(최) 코로나19 때문에 저희가 예상한 미래가 3~4년 앞당겨졌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IT를 애써 외면했던 분들도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된 거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폴인스터디〈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

폴인스터디〈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

이채린 대표는 오는 9일 시작하는 〈폴인스터디 : 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의 마지막 연사로 나서 클라썸을 통해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전할 계획이다. 또 클라썸의 서비스는 이 스터디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이와 함께 원격 코딩 교육 플랫폼 '엘리스'를 이끄는 김재원 대표와 카카오의 에듀테크 계열사 '야나두'의 김정수 공동대표, ‘마블러스'의 임세라 대표 및 '튜터링'의 김미희 대표도 이번 스터디의 연사로 참여한다. 참여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이건희 폴인 에디터 lee.k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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