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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A급은 신형, F급은 헌 비행기?...항공기 등급의 진짜 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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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신공항에는 B737 이나 A320이 주로 취항할 예정이다. [보잉 홈페이지=연합뉴스]

새만금 신공항에는 B737 이나 A320이 주로 취항할 예정이다. [보잉 홈페이지=연합뉴스]

 지난해 초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된 새만금 신공항은 현 군산공항 서쪽으로 1.3㎞가량 떨어진 새만금 개발부지 내에 건설될 예정입니다. 총 사업비는 7800억원으로 2028년 완공이 목표인데요.

 계획대로라면 새만금 신공항에는 길이 2500m짜리 활주로 1개가 들어서게 됩니다. 이런 규모의 활주로를 건설하는 건 주요 취항노선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인데다 주로 이용할 항공기가 'C급' 인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 설명입니다.

 앞서 2018년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던 된 국내의 한 항공사는 회장이 출장 때면 늘 'A급' 항공기만 골라 타고 다녔다는 내부 고발이 나와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국제기준으로 항공기는 6개 등급 

 그런데 여기서 언급된 C급과 A급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선 논란이 된 항공사의 'A급' 비행기는 공식적인 등급을 나타내는 표현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새것 또는 새것 수준의 좋은 품질' 등을 뜻합니다. 정비가 잘 된, 깨끗한 여객기란 의미로 해석됩니다.

항공기 제원 명칭. [자료=한국공항공사]

항공기 제원 명칭. [자료=한국공항공사]

 반면 새만금 신공항에서 언급한 'C급'은 항공기에 적용하는 정식 등급입니다. UN의 전문기구인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는 항공기를 A~F급까지 모두 6개 등급으로 나누는데요.

 그 기준은 주날개 폭과 주바퀴의 외곽 폭입니다. A급은 주날개 폭이 15m 미만이고, 주 바퀴의 외곽폭도 4.5m 미만으로 가장 작은 항공기입니다. 훈련이나 비상업적 비행에 사용하는 경비행기가 대표적인데요.

 A급은 경비행기, F급은 A380 해당 

 [자료=한국공항공사]

[자료=한국공항공사]

 B급은 좌석 수 50인석 미만의 소형 비즈니스 항공기가 해당합니다. 새만금 신공항에 주로 취항할 C급은 주날개 폭이 24m 이상 36m 미만이고, 주바퀴 외곽의 폭은 6m 이상 9m 미만인데요.

 해외여행을 위해 타는 비행기 중에서는 가장 작은 B737이나 A320이 바로 'C급' 입니다. 국내선은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비교적 가까운 노선에 많이 취항 중입니다.

대형기인 B747-400은 E급 항공기로 분류된다. [중앙포토]

대형기인 B747-400은 E급 항공기로 분류된다. [중앙포토]

 대형기로 불리는 B747-400이나 B777, A330 등은 'E급'으로 분류되는데요. 주날개 폭이 52~65m 미만, 주바퀴 외곽 폭은 9~14m 미만입니다. 이보다 더 큰 항공기가 있습니다. 바로 A380으로 가장 높은 'F급' 입니다. B747-8도 같은 등급입니다.

 이렇게 항공기를 크기에 따른 등급별로 나누는 건 무엇보다 공항을 건설할 때 활주로와 유도로, 주기장 등 공항 시설 규모를 결정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설명입니다.

 항공기 등급이 활주로 크기 좌우  

 공항에 취항할 항공기 중 가장 높은 등급이 무엇인지에 맞춰서 활주로와 유도로 등의 크기를 정한다는 얘기인데요. 항공기 등급에 따라서 활주로 폭이 정해져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A380의 이륙시 활주거리는 2900m 가량이다. [중앙포토]

A380의 이륙시 활주거리는 2900m 가량이다. [중앙포토]

 E급 항공기가 운항하려면 최소 이륙거리가 1800m 이상에 활주로 폭은 45m가 넘어야 합니다. 국내의 공항은 대부분 C급 이상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 때문에 활주로 폭이 45m 이상입니다. F급이 이착륙하려면 활주로 폭이 60m는 돼야 합니다.

 물론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기종별 이착륙 활주 거리는 물론 공항의 고도, 기온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기온이 높은 경우 이륙을 위한 활주 길이가 늘어나기 때문에 활주로를 더 길게 만드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B737은 최대이륙중량 기준으로 필요한 활주로 길이가 약 2000m, B747-400은 3200m 안팎인데요. A380은 이보다 짧은 2900m가량 됩니다.

 활주로 끝단 세로줄이 폭 표시  

활주로 말단 표지. [자료=한국공항공사]

활주로 말단 표지. [자료=한국공항공사]

 이렇게 해서 E급 항공기가 취항 가능한 공항은 통상 'E급 공항'이라고 부릅니다. 국내에서는 김포·김해·제주공항 등이 해당하는데요. 인천공항은 A380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기준에서 보면 'F급 공항'인 셈입니다. 인천공항에는 4000m짜리 활주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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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활주로 폭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활주로 끝부분에는 세로줄 무늬 모양의 흰색 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를 '활주로 말단표지'라고 부르는데요.

 이 세로줄 무늬가 몇 개인지 알면 폭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세로줄이 모두 16개 있으면 활주로 폭이 60m이며, 12개는 45~46m, 8개는 30m, 6개는 23m, 4개는 18m를 뜻한다고 합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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