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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만든 고열로 전기 생산…온실가스 주범 꼬리표 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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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충북 단양군 매포읍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모습. 이곳에선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고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장진영 기자

충북 단양군 매포읍에 위치한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모습. 이곳에선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고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장진영 기자

중앙고속도로의 충북 북단양 나들목(IC)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달리면 소백산 자락에 자리 잡은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시멘트 채광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이 공장엔 다양한 설비가 있다. 지난 1일 공장을 찾아 붉은빛이 도는 원통 모양의 ‘소성로’(킬른)에 다가갔다. 5m나 떨어졌지만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열이 느껴졌다. 시멘트 연료인 석회석을 1450도의 고열로 굽는 설비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친환경 기술 #석탄 태워 석회석 굽는 공정에서 #고온·고압 증기로 발전설비 돌려 #환경부, 업계 유일 녹색기업 선정

킬른에서 달군 석회석은 바로 냉각장치로 옮겨 급랭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자 작은 화강암 모양의 크링커가 됐다. 이 크링커를 각종 혼합재와 함께 분쇄기에 갈자 고운 가루 형태인 시멘트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시멘트 산업은 환경오염 산업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을 대량으로 배출해서다. 제조 공정으로 보면 킬른에서 석회석을 구울 때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한다. 석탄(유연탄)을 태워 1450도의 고열을 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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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멘트 공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국내 전체 배출량의 7~8%를 차지한다. 이기웅 한일시멘트 생산관리팀 과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 연료를 고안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에너지 정책의 중심을 화석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환경과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고용과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시멘트 업계는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석회석을 대신할 대체 원료를 개발하고 ▶폐기물을 대체 연료로 활용하는 노력도 포함된다.

국내 시멘트 출하량 1위인 한일시멘트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환경부가 녹색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 회사는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고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석회석을 1450도로 구울 때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보일러를 돌린다. 이렇게 해서 고온·고압의 증기를 만든다. 이때 나오는 증기의 힘으로 터빈(발전기)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회사가 폐열 발전설비로 생산하는 전기는 연간 16만MWh다. 5만5000여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현재 한일시멘트는 단양공장에서 폐열 발전설비로 전기 사용량의 30%를 자체 생산한다. 이렇게 해서 연간 100억원의 전기 사용료를 절감한다.

‘저탄소 시멘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열에 굽는 석회석 사용량을 줄여 20% 정도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석회석 저감형’이다. 석회석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비탄산염 원료를 사용한다.

석회석을 고열에 구울 때 쓰는 연료도 바꿔나가고 있다. 석탄 대신 폐타이어·고무·합성수지 같은 가연성(불에 타는 성질) 폐기물을 태워 고열을 내는 방식이다. 최덕근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장은 “이런 가연성 폐기물을 1450도가 넘는 고온에서 태우면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며 “발전된 기술력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양=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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