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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아시아나 재실사” 고수…이동걸의 마지막 제안 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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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오랜 진통 끝에 ‘노딜’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매도자 측인 채권단이 인수조건 변경까지 내걸며 재협상을 요구했음에도 매수자 측인 HDC현대산업개발이 “12주간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답을 내놓으면서다. 더이상 딜을 끌고 갈 명분을 잃은 채권단이 계약을 철회하고 ‘플랜B’를 가동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상 인수거부 의사 표시 #채권단, 계약해지 통보 고려

[금호그룹 매각 결정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는다]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019.4.15/뉴스1

[금호그룹 매각 결정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는다]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019.4.15/뉴스1

3일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전날 e메일을 통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의지가 없는 답변이라고 판단하고,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주 재실사’는 현산이 지난 7월 24일 금호산업에 요구한 사항이다. 시장에선 현산이 지난해 12월 17일 체결한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이행할 마음이 없어 재실사를 요구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左), 정몽규 HDC그룹 회장(右)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左), 정몽규 HDC그룹 회장(右)

채권단은 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불가 방침으로 맞섰다. 위태롭게 흘러가던 거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지난달 26일 만남으로 마지막 결단의 순간을 맞았다. 당시 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정말 고민스럽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그걸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인수가격을 다시 따져보는 데까지 협조할 테니 재실사 등을 핑계로 빙빙 돌리지 말고 핵심만 얘기하자는 마지막 제안이었다. 현산이 채권단 측에 재차 재실사를 요구한 건 사실상 거래를 이어갈 마음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채권단이 계약 철회를 결정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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