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3일 대법원이 전교조가 패소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만큼 조만간 합법노조의 지위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돼도 #젊은 교사 가입 줄고 고령화 #과거 같은 위상 회복은 의문
서울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오면 곧바로 합법노조가 되며, 판결 전이라도 고용노동부가 대법원 판단에 따라 2013년의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면 그 즉시 법적 지위를 회복한다.
이날 교육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용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 취소한다면 전교조는 바로 노조의 권리를 회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도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배포한 자료에서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 처분을 취소하는 절차를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합법적 지위를 얻게 되면 7년간 제한됐던 단체교섭권을 비롯해 노조 전임자 휴직, 직권면직자 복직, 사무실 지원 등 노조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법외노조 처분 시 학교 복귀를 거부했다가 해직된 전임자 33명(정년퇴직자 1명 제외)의 복직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전교조가 다시 과거와 같은 사회적인 영향력과 교육계 안에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복수의 교육계 관계자들은 “일선 학교에서 전교조를 바라보는 눈이 상당히 달라졌다”고 지적한다. 먼저 조합원 규모가 예전만 못하다. 2003년 9만4000여 명이었던 조합원 수는 법외노조 통보 이듬해인 2014년 4만8000명으로 줄었다. 현재는 5만여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규 임용된 젊은 교사의 가입이 줄면서 전교조 내부에서도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0년 전 전교조를 나온 한 교사는 “학교 현장보다는 정치투쟁에 더 집중한다는 생각이 들어 탈퇴했다”고 말했다.
전교조만의 강점도 퇴색했다. 촌지 거부, 체벌 금지 등 과거 전교조의 혁신운동은 이미 학교 현장에 정착하고 있다. 교사들끼리의 자료 공유 등 교육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도 이젠 전교조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교사들의 연구회나 소모임이 활성화되며 각종 자료 공유도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이날 “법적 지위 회복을 계기로 긴 안목의 교육정책과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고 교육현장의 어려움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