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시감독이 '랜선'으로 전작품 설명 나섰다... 비엔날레는 지금 '실험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 온라인 홍보물. [부산비엔날레]

5일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 온라인 홍보물.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파브리시우스 감독 활약 #"전시감독의 전작품 설명은 이번이 처음" #여수미술제, 대전비엔날레 줄줄이 개막 #창원조각비엔날레는 VR투어 영상 준비 #

노원희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부산 비엔날레 야외 현장. [부산비엔날레]

노원희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부산 비엔날레 야외 현장.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오디오북과 음악 스트리밍  

'물리적 만남 없이 열리는 미술 축제'. 코로나19의 환경에서 분주하게 개막을 준비해온 부산비엔날레 등 국내 다양한 미술 축제가 '온라인 개막'과 '온라인 전시 투어' 등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5일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는 개막을 앞두고 프로그램의 운영계획을 발 빠르게 수정해 국내외에 '코로나 시대의 비엔날레'로서
온라인 프로그램을 강화해 국내외 미술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됐다.

5일 개막하는 2020 부산비엔날레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8월 17일부터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9월 6일까지 연장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개막식을 온라인으로 연다"고 발표했다. 부산비엔날레는 "온라인 개막식은 부산현대미술관 내 스튜디오에서 집행위원장과 전시감독 등 최소 인원이 참여해 열기로 했다"며 "온라인 중계는 1부 개막식과 2부 온라인 투어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개막식은 5일 오후 4시 부산비엔날레 유튜브 공식 채널로 중계된다.

덴마크 출신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이 직접 나서서 작품을 설명하는 ‘온라인 전시 투어’ 영상도 공개한다. 부산비엔날레는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최근 개막을 앞두고 영도와 원도심 일대, 부산현대미술관 등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는 전시장에서 작품 소개 영상을 촬영했다"면서 "전시감독이 전 출품작을 온라인으로 소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를 주제로 34개국 90명의 소설가, 시인, 시각예술가, 사운드아티스트들이 문학, 미술, 음악 등 장르를 가로지르는 작품을 선보인다. 출품작의 80%는 부산현대미술관에 설치돼 있으며, 현재 이곳은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6일까지 휴관해야 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비엔날레는 전시뿐만 아니라 영상, 소리, 3D(입체 전시장) 등 다양한 온라인 전시 콘텐트로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우선 이번 전시의 핵심인 문학 작품집을 부산 시민들의 목소리로 녹음한 오디오북, 전시공간을 살펴볼 수 있는 3D 입체 전시와 참여 음악가들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은 “(현 상황은) 안타깝지만,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이 우선돼야 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비대면 시대의 비엔날레로서 새로운 가능성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비엔날레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이 지속되는 6일까지 상황을 주시하고, 호전될 경우 시간별 관람 인원 제한, 발열체크, 출입자명부 등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전시장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조각비엔날레, VR 투어 영상 도입  

[창원조각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Baptiste DEBOMBOURG 작품 사진. [창원조각비엔날레]

Baptiste DEBOMBOURG 작품 사진. [창원조각비엔날레]

17일 개막하는 2020 창원조각비엔날레는 큰 이변이 없는 한 행사는 역시 예정대로 열되 온라인 프로그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창원조각비엔날레는 46일간 성산아트홀, 용지공원(포정사)에서 예정대로 열리며 30여 개국 90여 명의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성호 2020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은 "코로나19의 종식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정된 행사를 잠정 연기하는 것 자체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오프라인상의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극대화해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올해 개막식과 국제학술컨퍼런스는 온라인으로 열고, VR 영상을 도입해 전시장을 생생하게 관람객에서 전할 예정이다.

김 총감독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며 "팬데믹 시대에 의미 있는 비엔날레의 모델을 실험, 개발하는 방향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여수미술제, 개막식 없지만 행사는 연다 

여수국제미술제에서 만날 수 있는 토마스 스트루스(Thomas Struth) 사진 작품. [여수국제미술제]

여수국제미술제에서 만날 수 있는 토마스 스트루스(Thomas Struth) 사진 작품. [여수국제미술제]

4일 개막하는 2020여수국제미술제는 오프라인 공식 개막식은 열지 않지만, 한 달간의 전시는 큰 틀의 변화 없이 예정대로 개최한다. 주제전에선 국내외 초대 작가 46팀의 작품을 선보이고, 참여전에선 여수지역 작가 41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여수국제미술제 측은 "여수시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이지만 전시장 조건이 박람회장인지라 높이가 8m에 달할 만큼 개방성이 높고 넓어 행사는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동시에 온라인 콘텐트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여수국제미술제는 '해제, 금기어'를 주제로 10월 5일까지 9개국 46팀의 작가 유화, 한국화, 조각, 설치, 사진, 판화, 퍼포먼스, 영상 등을 선보인다.

조은정 예술감독은 "여러 나라의 많은 전시가 취소되는 상황에서 여수국제미술제는 문을 열게 됨에 따라서 어 무거운 의무감을 느끼고 미술의 역할을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점에 고군분투하며 준비한 귀한 행사인 만큼 이런 시기에 미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비엔날레, 온라인 개막식 유튜브로 

신승백, 김용훈 작가의 '논 페이셜 포트레이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다.[대전비엔날레]

신승백, 김용훈 작가의 '논 페이셜 포트레이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다.[대전비엔날레]

8일 개막하는 2020대전비엔날레는 대전시립미술관에서 ‘AI :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를 주제로 열린다. 개막식은 유튜브로 중계하며 6개국 16작가(팀)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그 관계를 조망한다.

이번 비엔날레에선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출신의 신승백과 김용훈 작가의 '논 페이셜 포트레이트(Non-facial portrait) 미디어 작품과 더불어 세계적인 작가 히토 슈타이얼의 ‘깨진 창문들의 도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미술관은 6일까지 휴관이지만 이후 대전광역시의 지침에 따라 재개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온라인 프로그램을 강화한 새로운 전시 패러다임으로 전 세계와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 관장은 이어 "이제 디지털 시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근대적 미술관 전시가 21세기형 전시로 전환되는 시점에 이번 비엔날레는 미술계가 나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의 다른 기사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