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결딴, 결단, 절단’의 쓰임새

중앙일보

입력 2020.09.03 00:04

지면보기

경제 04면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한 ‘마이삭’이 강풍과 폭우를 몰고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난리를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지난번 집중호우로 비닐하우스가 전부 절딴이 났는데…” “인삼밭이랑 고추밭이 완전히 절단이 나 버려서 막막하죠” “태풍으로 또 피해를 보면 올해 농사는 다 결단이 나는 거지” 등과 같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마음을 토로한다.

이들의 우려 속에 눈에 걸리는 표현이 있다. ‘절딴이 났는데’ ‘절단이 나’ ‘결단이 나는’은 잘못된 표현이다. 어떤 일이나 물건 따위가 아주 망가져 도무지 손쓸 수 없는 상태를 이르는 말은 ‘결딴’이다. ‘결딴이 났는데’ ‘결딴이 나’ ‘결딴이 나는’으로 고쳐야 한다. “경제가 결딴이 날 지경이다”처럼 살림이 망해 거덜 난 상태를 일컬을 때도 ‘결딴’이라고 해야 바르다.

‘절딴’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회오리바람에 항아리가 죄다 쓰러져 절딴이 났다”와 같이 사용해선 안 된다. 글자 모양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으나 ‘결딴’으로 고쳐야 의미가 통한다.

‘결딴’을 ‘절단’으로 잘못 표현할 때도 왕왕 있다. ‘절단’은 자르거나 베어서 끊는 것을 뜻한다. ‘결단’ 역시 [결딴]으로 소리가 나서인지 엉뚱한 곳에 쓸 때가 있다. ‘결단’은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린다는 의미다.

‘절딴이 나다’ ‘절단이 나다’ ‘결단이 나다’는 모두 ‘결딴이 나다’로 표현해야 바르다. 무엇을 자르거나 끊을 때는 ‘절단’,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때는 ‘결단’, 망가지거나 거덜 나는 것을 이를 때는 ‘결딴’을 사용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모비온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