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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조국 사건 대법원 오면, 사건 회피 적극 검토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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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대법관 후보자(왼쪽)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친한 친구 사이다. 연합뉴스, [중앙포토]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왼쪽)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친한 친구 사이다. 연합뉴스, [중앙포토]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이 대법원에 온다면 사건 회피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李 "조국 전 장관과 대학시절 친한친구, 그 후 교류는 없어"

이 후보자는 야당 청문위원인 전주혜 의원이 "조 전 장관이 저서에서 후보자와 친한 친구라고 했다. 대법관이 되신다면 조 전 장관 사건을 회피할 것이냐"는 질문에 "회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법관은 소송관계인과 특수한 관계에 있거나,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때 법원의 허가를 얻어 해당 사건을 회피할 수 있다. 지난해 권순일 대법관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의 주심을 맡았지만 "안 전 지사와 안면이 있는 사이"라며 사건을 회피했다. 김선수 대법관도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에서 과거 이 전 지사의 변호를 맡아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혐의에 관한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혐의에 관한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흥구, 조국과는 서울대 피데스 동지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조 전 장관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학시절 친한 친구였다"고 답했다. 이어 "조 전 장관과 대학 4년을 같이 다녔고 써클 활동도 함께했다"며 "대학교 졸업 후 별도의 교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2014년 저서『나는 왜 법을 공부하는가』에서 이 후보자를 '이흥구 군'이라 부르며 "법대 동기로 같이 잘 어울렸다. 정의감이 투철했다"고 기억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이 후보자와 조 전 장관은, 조 전 장관이 편집장을 맡았던 서울대 법대 편집부 'Fides(피데스)'의 핵심 멤버로 함께 활동했다. 이 부장판사의 아내인 김문희(55) 부산지법 서부지원장도 같은 피데스 출신이다. 이흥구·김문희 커플은 서울대 운동권 커플로도 유명했다.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李 "우리법연구회 특정성향의 모임 아니다" 

이 후보자는 전주혜 의원이 "현재 사법부에서 잘 나가려면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을 해야한다"며 법원의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지적하자 "특정 성향의 사람들이 대법원을 구성한다는 결론에 동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진보 성향의 판사모임이라 불리는 '우리법연구회' 회원이다. 이 후보자는 "제 생각에 우리법연구회는 특정 성향의 모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전 의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후 가치관이 변했냐는 질문에도 "큰 추상적인 수준에서는 인권에 대한 것이나, 인간에 대한 생각이나 이런 것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 같다"고 솔직한 답변을 했다. 다만 "제가 법관 생활을 27년이나 했고, 그 과정 속에서도 많은 세상의 경험이 쌓였다"며 "세상에 어떻게 변화를 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대학 시절인 1986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다.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내린 재판부의 주심 판사가 그의 전임자가 될 권순일 현 대법관이다. 이 후보자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1987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국보법 위반 1호 판사가 됐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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