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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UAE 은행·금융협정 체결…중동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가 은행과 금융분야에 대한 협정에 서명했다. 중동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가 은행과 금융분야에 대한 협정에 서명했다. 중동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동이 급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1일(현지시간) 은행과 금융 분야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로이터는 UAE 중앙은행, 이스라엘 재무부 및 금융규제 당국이 이날 금융과 투자 분야에서 공동 위원회를 구성하고 금융 서비스에서 협력 강화를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앙숙에서 협력 관계로 전환

이번 합의로 양국은 상호 간 투자 장애물을 제거하고 자본시장에서 공동투자를 촉진할 수 있게 됐다. 앙숙에서 협력 관계로 바뀐 것이다. 협정에는 양국이 돈세탁과 테러 자금을 차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스라엘과 UAE는 지난달 13일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위한 평화협약(아브라함 협약)을 맺었다. 이날 금융협정은 평화협약에서 비롯된 첫 번째 세부협정이다. 앞으로 항공·관광·무역 등의 분야에서 추가 협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 및 이스라엘 정부 대표단은 지난달 31일 UAE 아부다비를 방문한 뒤 이틀간 이스라엘과 UAE의 수교를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했다.

미국 대표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포함됐으며 이스라엘 대표단은 메이어 벤-샤밧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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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항로까지 관심사  

이스라엘 대표단은 이날 이스라엘 엘알항공 항공기를 타고 귀국했다. 비행기의 항로도 화제가 됐다. 엘알항공 귀국 항공편은 전날 UAE 행 노선과 마찬가지로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을 통과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 민항기가 UAE를 공식적으로 비행하기는 이번 협정을 앞두고서가 처음이다.

이번 협정을 계기로 UAE를 필두로 아랍의 다른 나라도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평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UAE의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미래에 벌어질 이스라엘의 행동을 추측할 수 없다"면서도 UAE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스라엘이 요르단 강 서안의 일부 지역을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이란 "평화협정은 팔레스타인을 배신한 것"  

이번 협정을 가장 껄끄러워하는 나라는 이란이다. 시아파 이란을 견제하려는 수니파와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협정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일 이스라엘과 평화협약을 맺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슬람 세계를 배신했다며 비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UAE는 이슬람 세계와 아랍국가들, 지역(중동) 국가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배신했다"며 "물론 이 배신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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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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