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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첫 ‘핫 100’ 진입, 싸이는 7주 연속 2위…블랙핑크 올해 3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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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다.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018년 5월 첫 1위를 한데 이어서다. 1894년 음악 잡지로 시작한 빌보드는 1940년 음반 인기 순위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1958년 싱글 순위를 가리는 ‘핫 100’과 1963년 앨범 순위 ‘빌보드 200’ 등으로 구분한 이후 현재는 매주 100여 개 부문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팝 음악의 중심이 되는 지표가 생긴 지 70년 만에 양대 메인 차트를 석권한 K팝 가수가 등장한 것이다.

K팝 빌보드 싱글 차트 도전기 #BTS, 앨범은 2018년에 이미 1위 #‘아기상어’ 작년 20주간 차트 올라

방탄소년단 빌보드 ‘핫 100’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방탄소년단 빌보드 ‘핫 100’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특히 앨범 차트가 아닌 싱글 차트에서 비영어권 가수가 정상을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강력한 팬덤에 힘입은 앨범 판매량 및 스트리밍 횟수·유튜브 조회 수 등에서는 K팝 가수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미국 라디오 방송 횟수 등 보수성이 강한 항목에서는 점수를 얻기 쉽지 않아서다.

K팝이 ‘핫 100’에 첫발을 디딘 것은 2009년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다. 그해 3월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원더걸스는 10월 ‘핫 100’ 76위에 올랐다. 2008년 한국에서 히트한 곡을 영어로 다시 부른 곡이다. 1주 만에 100위권에서 밀려났지만 K팝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당시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 프로듀서는 “조나스 브라더스의 북미 투어 오프닝 팀으로 42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공연 전후 2시간씩 관객들을 만나 바닥부터 인지도를 높여나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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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발표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서 화력을 자랑했다. 코믹스런 말춤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되면서 7주간 ‘핫 100’ 2위에 올랐다. 라디오 방송 횟수 등에서 미국 인기밴드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에 밀리긴 했지만, 뮤직비디오 공개 넉달 만에 조회 수 8억369만회를 기록, 당시 유튜브에서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에 올랐다. 2020년 9월 현재 누적 조회 수는 37억회. 일약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싸이는 2013년 ‘젠틀맨(GENTLEMAN)’으로 5위, 2014년 ‘행오버(Hangover)’로 26위, 2015년 ‘대디(DADDY)’로 97위를 기록했다.

2016년 투애니원(2NE1)의 씨엘이 영어곡 ‘리프티드(Lifted)’로 ‘핫 100’ 94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7년부터는 방탄소년단이 바통을 받았다. 2017년 9월 85위로 진입한 ‘DNA’는 2주차 67위로 상승했다. 그해 12월 일본계 미국인 DJ가 리믹스하고 미국 래퍼 디자이너가 피처링한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이 28위로 진입해 10주간 차트에 머물렀다. 방탄소년단이 피처링한 스티브 아오키의 곡 ‘웨이스트 잇 온 미(Waste It On Me·2018)’가 89위에,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작곡하고 미국 가수 라우브가 피처링한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2019)’가 76위에 오르는 등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한 곡들도 성과가 좋았다.

2018년 5월 발매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정상을 차지한 이래 앨범 차트에서 4연속 1위를 기록하면서 ‘핫 100’ 성적도 상승했다. 3집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10위로 진입한 뒤 9월 ‘아이돌(IDOL)’이 11위, 2019년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8위에 올랐고 올 2월 ‘온(ON)’은 4위까지 갔다.

1월 선보인 정규 4집 선공개 곡 ‘블랙 스완(Black Swan)’이 57위로 주춤했지만 지난달 21일 발표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1위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팬들의 라디오 캠페인에 미국 배급을 담당한 콜럼비아 레코드의 지원사격이 더해진 결과다. 한국어 곡으로 팬덤을 다지고 전 세계로 확장된 팬들을 위해 영어 곡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이었다.

블랙핑크는 2018년 6월 ‘뚜두뚜두’로 ‘핫 100’ 55위에 진입하면서 방탄소년단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시작했다. 2019년 4월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41위, 올 6월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33위로 상승세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4400만 명을 돌파해 전 세계 아티스트 4위에 오른 ‘유튜브 퀸’ 답게 스트리밍에서 강세를 보인다.

해외 팝스타들과 협업곡도 성공적이다. 2018년 영국 싱어송라이터 두아리파와 함께 한 ‘키스 앤 메이크 업(Kiss and Make Up)’은 93위, 올 초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사워 캔디(Sour Candy)’로 33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공개한 미국 배우 겸 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Ice Cream)’이 새 기록을 쓸지도 관심사다.

이색 기록으로는 2019년 1월 ‘핫 100’ 32위로 진입해 20주간 머무른 핑크퐁의 ‘아기상어’ 영어 버전이 있다. 동요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베이비 샤크 댄스(Baby Shark Dance)’ 동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64억회로 최다 조회 영상 2위에 올랐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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