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정원 확대 등 원점서 논의 가능” 최대집 “대정부 협상안 곧 도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잇따라 만나 “완전히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협과 대전협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상황이 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당 정책위장, 의료계 잇단 회동 #의협·대전협 대표들도 긍정 평가

한정애 의장은 1일 저녁 최대집 의협 회장,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의견 접근을 시도했다. 한 의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최 회장에게 완전하게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위나 협의체를 꾸려서 어떤 방식으로 (의료)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필수 의료 강화, 공공의료를 확충할지 열린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책위의장실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한 의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도 면담 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의장이)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 맞다. (전공의들이 요구하고 있는) ‘원점 재검토’로 해석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정부와의 대화 때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대화 여지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오늘 면담 내용을 바탕으로 전공의 단체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장은 박 위원장과의 만남에서도 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의장실 관계자는 “원점 재검토 방침을 전하면서 ‘의협에 전달한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전협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박지현 위원장도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전향적·발전적인 방향으로 논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의료계와 정부에서는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박 위원장 등 의사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정책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정부가 정책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날 면담은 한 의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에서 김성주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신현영 의원이, 의협에서 장성구 대한의학회장이 배석했다.

의협은 민주당 제안을 바탕으로 대정부 협상안을 만들어 2일 또는 3일 범의료계4대악저지투쟁 특위(범투위)에 상정해 확정할 예정이다. 범투위에는 전공의 대표가 들어가 있다. 이 안을 토대로 정부와 협상하게 된다. 최 회장은 “전공의 등에서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고, 전공의가 참여하는 실무협상팀과 함께 협상할 것이다. 여기서 원점 재검토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면 합의 및 파업 종결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정진우·황수연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