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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빌보드 1위 축하"…알고보니 BTS 정국과 노래한 인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1일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에 “BTS가 K팝의 새 역사를 썼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2015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면 제작된 '원드림원코리아' 노래를 녹음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BTS 정국. 뮤직비디오 캡처

2015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면 제작된 '원드림원코리아' 노래를 녹음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BTS 정국. 뮤직비디오 캡처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인 앨범차트에서 네 차례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양대 차트를 모두 석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며 “정말 대단하다. K팝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1위에 오른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전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만든 노래라고 하니 더욱 뜻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BTS에 직접 축전을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5월 28일 BTS가 정규 3집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자 “노래를 사랑하는 일곱 소년과 소년들의 날개 ‘아미’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축전을 공개했다.

2018년 10월 14일 오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은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관람했다. 연합뉴스

2018년 10월 14일 오후 프랑스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의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은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관람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당시 “방탄소년단의 뛰어난 춤과 노래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며 “방탄소년단에 의해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무대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도 하고, 그래미상도 타고, 스타디움 투어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꿈을 응원한다. 팬클럽 ‘아미’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BTS는 문 대통령이 당시 제시했던 목표 중 그래미상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이뤘다. 그들은 지난해 6월 퀸, 마이클 잭슨 등이 공연했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했고, 2018년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후보에도 올랐다. 전 세계 연예인 중 가장 앞자리였다.

2015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면 제작된 '원드림원코리아' 노래를 녹음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무성 당시 대표. 뮤직비디오 캡처

2015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면 제작된 '원드림원코리아' 노래를 녹음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무성 당시 대표. 뮤직비디오 캡처

문 대통령과 BTS의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진보와 보수 시민 단체들이 함께 주도해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제작했던 ‘원드림 원코리아’라는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BTS의 정국과 함께 참여하면서다. 이 노래에는 BTS 정국을 비롯한 K팝 스타들과 함께 당시 야당(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해 노래를 불렀다. 정치인 중에는 당시 여당 대표였던 김무성 전 의원과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앨범 녹음 과정에서 “하나 될 Korea 경제통일부터!”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BTS 정국 등과 함께 제작했던 노래는 2018년 4ㆍ27 남북정상회담의 피날레 음악으로도 사용됐다.

BTS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8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회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났다. 특히 BTS가 연설자로 나섰던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파트너십 출범총회에는 김정숙 여사가 참석해 BTS를 격려했다. 김 여사는 “방탄소년단이 음악을 통해 청소년이 겪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대변함으로써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다”고 격려했다.

 제73차 유엔 총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인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서 초청 연사로 온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3차 유엔 총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인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서 초청 연사로 온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뒤 BTS는 미국 ABC 토크쇼인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했다. 당시 BTS 멤버 정국은 유엔총회 때 기념품으로 받은 대통령 기념 시계(일명 ‘이니 시계’)를 차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미국 ABC 방송의 토크쇼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한 BTS 정국. 유엔 총회 때 받은 문재인 대통령 기념 시계(일명 이니 시계)를 착용해 화제가 됐다. ABC 방송 캡처

2018년 미국 ABC 방송의 토크쇼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한 BTS 정국. 유엔 총회 때 받은 문재인 대통령 기념 시계(일명 이니 시계)를 착용해 화제가 됐다. ABC 방송 캡처

한 달 뒤 같은해 10월 BTS는 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당시 ‘한불 우정의 콘서트’ 무대에도 올랐다. 문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뒤 BTS와 직접 만났다. BTS는 문 대통령 부부에게 “셀카를 찍어달라”고 하거나 문 대통령 기념 시계를 가져와 대통령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를 기획했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출연료로) 기념 시계만 드리겠다고 했는데 다행히 시계로 모든 비용을 ‘퉁’ 쳐줘서 행사가 잘 끝났다”며 BTS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파리 방문 직전인 10월 8일 자신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BTS에게 화관 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류를 확산시키는 등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국내외 행사에서 K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18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는 싸이가 축하 공연을 했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는 가수 에일리, 지코, 알리가 동행했고, 2017년 한미 정상회담 때는 박효신이 만찬장에서 ‘야생화’를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 트레지엠 아트 공연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콘서트 관람을 마친 후 방탄소년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 트레지엠 아트 공연장에서 열린 한-불 우정콘서트 관람을 마친 후 방탄소년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미국 대표단으로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은 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BTS를 언급하며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다음에 문 대통령 내외 앞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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