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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호주인 CCTV 유명 女앵커, 중국에 보름간 구금돼 발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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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 영어방송 채널 CGTN 앵커 청 레이(49).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 관영 CCTV 영어방송 채널 CGTN 앵커 청 레이(49).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계 호주인으로 중국 관영 CCTV 영어방송 채널 CGTN 유명 앵커인 청 레이(49)가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됐다.

A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이달 14일 중국 정부로부터 청이 구금돼 있다는 통지를 받았으며, 같은 달 27일 당국자들이 구금 시설에 있는 청을 화상으로 면담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이 구금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페인 장관은 “정부의 비밀 유지 의무로 인해 추가적인 설명은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 청과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ABC뉴스는 청이 기소된 것은 아니며, 특정 장소에서 자택 감금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공식 체포 전이라도 용의자를 변호사 접견 없이 최대 6개월간 구금하고 심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의 가족들은 ABC뉴스를 통해 성명을 내 “우리는 호주 외교통상부(DFAT) 조언에 따라 청 레이가 처해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에서 적법한 절차가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며, 만족스러운 결론이 적절한 시기에 내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태어난 뒤 호주 시민권을 획득한 청은 1990년 상하이대를 졸업, 2001년 중국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 2002년 CGTN의 전신인 CCTV뉴스에 합류했다. 2003년부터는 중국·싱가포르 금융 채널인 CNBC 중국 특파원으로 9년간 일했다. 2012년 CGTN에 합류했다.

청의 트위터는 지난달 12일 게시물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있지 않다. CGTN 홈페이지에선 그의 프로필이나 영상이 삭제된 상태다.

중국은 같은 날 호주산 와인의 정부 보조금 의혹에 대한 조사 돌입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호소한 뒤부터 호주산 보리와 소고기에 대한 덤핑 의혹을 제기하고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보복 조치를 단행해 왔다.

호주는 이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공식적으로 반박하고 홍콩보안법 사태에서 홍콩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맞서왔다.

중국은 지난 3월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楊恒均ㆍ53, 호주명 준 양)을 간첩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6월에는 2013년 마약을 밀수하다 붙잡힌 호주인 캠 길레스피에 사형을 선고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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