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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 외과, 대구 계명대동산 내과…대학병원 교수 파업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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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31일 오전 대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과대 교수들이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전공의 근무실태 현장조사 방문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31일 오전 대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과대 교수들이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전공의 근무실태 현장조사 방문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집단 휴진에 들어간 전공의단체에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협의를 믿고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31일 요청했다. 아울러 1일 예정됐던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의료계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하루 수술·진료 중단키로 #문 대통령, 전공의에 복귀 요청 #“법 집행 정부, 선택지 많지 않다” #복지부 오늘 예정 의사국시 연기

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협의기구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 필수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하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해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해야 하는 정부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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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의 발언을 복기했다. 김 차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의료계 원로에 더해 대통령까지 약속한 협의를 믿고 전공의단체는 조속히 진료 현장으로 돌아와 달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국회·범의료계의 3중 담보에도 전날 무기한 휴진을 결정한 것을 지적하면서, 대통령까지 나섰으니 이를 믿고 현장으로 돌아와달라는 요청이다.

아울러 김 차관은 “의대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9월 1일 시행 예정이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해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 시험 시작을 하루 앞두고 일주일 연기 방침이 전격 발표된 것이다.

그는 “시험 취소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해 다수 학생의 미래가 불필요하게 훼손되는 부작용이 우려됐고,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앞으로 병원의 진료역량과 국민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고려했다”면서 “범의료계 원로들의 제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국시 거부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정부에서 발표한 건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응시 일주일 연기”라며 “정책 변화가 없는 이상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일주일 연기된)시험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대책을 고려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는 점을 명문화하지 않기 때문에 무기한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선다고 했지만 실제로 ‘철회’는 커녕 ‘원점에서’ ‘전면 재논의’라는 단어조차 명문화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학병원 교수들도 이날 파업 참여를 선언했다. 교수급 의료진의 첫 단체행동 공식 발표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 23명은 31일 긴급 회의를 열어 9월 7일 하루 동안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성모병원 외과는 정부가 전공의에 내린 업무개시명령에 항의하고 정책 재논의를 촉구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계명대동산병원 내과 교수들도 7일 하루 외래진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내과 외래진료는 이 병원 전체 외래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백민정·황수연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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