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없어도 OK…'도보 배달' 13일 만에 7000명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0.08.31 16:16

31일 오후 광주 북구청 앞 도로에 배달 라이더의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광주 북구청 앞 도로에 배달 라이더의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배달이 급증하면서 배달업에도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까지 배달직은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모빌리티를 보유한 라이더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일반인의 도보 배달도 확산하고 있다. ‘우리 동네’가 주 무대인 편의점 업계가 주도하는 현상이다.

2.5단계 시작되자 편의점 배달 156.2% 급증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 19일 시작한 ‘우리동네딜리버리’(이하 우딜)를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31일 밝혔다. 우딜은 일반인들이 GPS를 기반으로 한 우딜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우친(우리동네딜리버리친구ㆍ배달자)’으로 등록한 뒤 ‘요기요’에 주문 접수된 GS25 상품을 배달하는 GS리테일 자체 배달 플랫폼 서비스다. 동네(해당 점포 반경 1.5㎞ 이내)에 접수된 주문 콜을 잡아 ‘걸어서’ 배달한다는 게 특징이다. 소비자가 배달료 3000원을 부담하면 GS리테일이 거리에 따라 건당 2800~3200원을 우친에게 지급한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배세호(46) 씨는 “두달 전부터 퇴근 길에 운동 차원에서 지하철역에서 내린 후 마을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다녔다”며 “최근 우딜을 시작해 집에 가는 길에 배달을 하면서 운동도 하고 용돈벌이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딜은 당초 서울에서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당초 목표보다 4개월 앞당겨 전국으로 확대하게 됐다. 코로나 확산세로 배달 주문이 폭증하면서다. 실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GS25의 배달주문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88.2%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돌입한 지난 30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배달주문 신장률은 156.2%에 달했다.

직장인도 가세?…최다 배달 '우친'시간대 보니 

우친(일반인 도보 배달자)이 GS25에서 배달 주문 상품을 받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우친(일반인 도보 배달자)이 GS25에서 배달 주문 상품을 받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우딜의 성장 속도도 빠르다. 우딜 론칭 이후 31일 정오까지 약 13일간 모집된 우친은 7000명을 돌파했다. 배달의 민족이 직고용하고 있는 배민라이더 3000명보다 두배 이상 많은 숫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첫달(8월 말) 목표가 3000명이었는데 200% 이상 초과 달성한 것"이라며 "아직 본격적으로 모집 홍보를 시작한 것도 아닌데 몰려든 사람들을 보고, 내부에서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30일 기준 우친은 남성이 72.0%로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30대가 40.6%로 가장 많았다. 40대(27.7%)와 20대(20.9%)의 참여율도 높았다. 40대 남성인 한 우친은 이 기간 52건의 배달을 수행해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 배달로 받은 배달료는 15만5600원이다. 이 우친은 평일 6시 이후, 주말 2시 이후에만 배달한 것으로 보아 직장인으로 추정된다.

우친의 배달 비중은 전체 우딜 주문 건(8월 19~30일)의 약 23%다. 나머지는 전문 라이더들을 통해 배달이 이뤄졌다. 우친이 배달 1건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38분이었다. 보통 1시간으로 잡는 전문 라이더들의 배달 속도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GS리테일은 우친 확보를 위해 9월 한 달간 우친 배달료를 기존보다 1000원을 더해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CU도 도보 배달…당일 구인 서비스 지원도

BGF리테일이 구인구직 앱 ‘급구’를 운영하는 니더와 손잡고 다음달 1일부터 당일 구인 서비스 ‘CU급구’를 지원한다고 31일 밝혔다. 점주가 당일 알바를 구할 경우 점포 반경 10㎞ 이내에 있는 구직자와 평균 30분 이내에 매칭된다. 사진 BGF리테일

BGF리테일이 구인구직 앱 ‘급구’를 운영하는 니더와 손잡고 다음달 1일부터 당일 구인 서비스 ‘CU급구’를 지원한다고 31일 밝혔다. 점주가 당일 알바를 구할 경우 점포 반경 10㎞ 이내에 있는 구직자와 평균 30분 이내에 매칭된다. 사진 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도 약 1만명의 배달원(일반인)을 보유한 도보 배달 전문업체 엠지플레잉과 업무 제휴를 맺고 다음 달 중 도보 배달을 시작한다. 점포에 주문이 접수되면 1㎞ 이내의 주문 건들은 도보 배달 인력에 우선 배정되고, 주변에 배달 가능한 배달원이 없으면 기존 오토바이 배송 업체에 넘어간다. CU 역시 지난 17~28일 배달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76.4% 늘었다. 특히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평일 이용 건수는 92.9% 늘었다. 주말(60.4%)보다도 높은 신장률이다.

인력급구 시스템도 다음달 운영 

코로나19로 직장을 잃거나 잠시 쉬게 되는 경우 편의점 단기 아르바이트도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BGF리테일이 구인·구직 앱 ‘급구’를 운영하는 니더와 손잡고 다음 달 1일부터 당일 구인 서비스 ‘CU급구’를 지원(전 점포에 월 5만5000원 상당 프리미엄 이용권 제공)하기로 하면서다. 당일 알바를 구해야 하는 점주가 이 앱을 이용하면 점포 반경 10㎞ 이내에 있는 구직자와 평균 30분 이내에 매칭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 급구는 매장 인력 확보가 1차 목표지만 배달 인력 확충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는 향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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