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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D-1'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제치고 IPO 신기록 쓸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직장인 한모(41)씨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대비해 현금을 최대한 긁어모으고 있다. 최근엔 배우자로부터 계좌 이체로 1억원을 받았다. 그는 지난 6월 SK바이오팜 공모주에 청약해 17주를 배정받은 뒤 상장 후 되팔아 300만원 가까운 차익을 거둔 바 있다. 한씨는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아 투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는데, 증권사가 대출을 중단해 당초 계획보단 주식을 많이 사지 못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9월 1~2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9월 1~2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 2만4000원…수요예측 경쟁률 1479대 1

재테크에 관심 많은 사람은 요즘 카카오게임즈에 시선이 꽂혀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데다, 브랜드 파워를 갖춘 카카오의 게임 자회사인 만큼 상장 후 '짭짤한' 수익이 기대돼서다. 예고편 격인 기관 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에선 1478.5대 1로, 국내 IPO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 경쟁률(836대 1)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공모가는 주당 2만4000원으로 정해졌다. 당초 희망했던 공모액 2만~2만4000원의 최상단 가격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본선 격인 일반 청약에도 뭉칫돈이 대거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기술 기반 퍼블리싱(유통·배급) 플랫폼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해 탄생한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고, 지난 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공모하는 전체 주식 수는 1600만주다. 이 중 9.51%는 우리사주조합에 배당되며, 나머지를 기관 투자자(1127만7912주·70.49%)와 일반 청약자(320만주·20%)가 나눠 받는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이고,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약 1조7600억원이다.

카카오게임즈 공모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카카오게임즈 공모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장의 관심은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증거금이 얼마나 몰릴 지로 쏠린다. 청약 증거금은 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내야 하는 일종의 계약금으로, 통상 청약 신청금액의 50%다. 주식은 청약 경쟁률에 비례해 배분된다. 예컨대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률이 100대 1이면 120만원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다. 투자금이 많을수록 배정받는 주식도 많아지는 구조다. 시장에선 지난 6월 SK바이오팜이 기록한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약 31조원)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중에 돈이 워낙 많이 도는 상태라 증거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도 "SK바이오팜 사례를 통한 '학습효과'와 풍부한 유동성을 고려할 때 투자자가 많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4조원에 달하고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16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대비 20%가량 늘어난 수치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지난 26일 열린 온라인 IP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지난 26일 열린 온라인 IP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가치 최대 2조4000억원 될 것"

전문가들은 상장 후 주가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공모가보다 37.5% 높은 3만3000원, 메리츠증권은 3만2000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했다. 기업가치는 2조2000억~2조4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31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총 11~1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지속으로 외부활동이 위축되고 글로벌 게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카카오게임즈는 브랜드 파워와 개발·퍼블리싱 네트워크 등으로 넷마블·펄어비스 사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만약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SK바이오팜처럼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기록하면 6만2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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