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적기, 31일 UAE로 첫 비행 … “더 많은 아랍국가와 수교 논의”

중앙일보

입력 2020.08.31 12:03

업데이트 2020.08.31 17:09

이스라엘과 미국 대표단을 태운 이스라엘 국적기가 31일(현지시간) 역사적인 첫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행 비행을 한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항공기가 걸프 지역 아랍국가로 비행하는 건 처음이다.

수교 논의 위해 이스라엘·美 대표단 탑승
여객기에 '평화' 새겨…사우디 영공 통과
네타냐후·쿠슈너 "다른 아랍 지도자들 만나"

31일 UAE 아부다비로 역사적인 비행을 하는 이스라엘 국적기. 표면에 아랍어‧영어‧히브리어로 '평화'라고 적혀 있다. 이 여객기는 이스라엘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을 태우고 UAE에 도착한다. [AP=연합뉴스]

31일 UAE 아부다비로 역사적인 비행을 하는 이스라엘 국적기. 표면에 아랍어‧영어‧히브리어로 '평화'라고 적혀 있다. 이 여객기는 이스라엘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을 태우고 UAE에 도착한다. [AP=연합뉴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미국의 중재로 UAE와 평화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방문 역시 이스라엘과 UAE 간 외교관계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적 항공사인 엘알항공의 여객기 LY971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971은 UAE의 국제전화 번호다. 여객기의 외부에는 영어‧히브리어‧아랍어로 ‘평화’란 단어가 새겨졌다. 이스라엘과 UAE의 평화협정을 계기로 중동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다.

이스라엘 국적기, 걸프 지역 아랍국가 첫 비행.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스라엘 국적기, 걸프 지역 아랍국가 첫 비행.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 여객기에는 메이어 벤 샤밧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이스라엘 대표단과 도널드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미국 대표단은 아부다비를 방문해 이스라엘과 UAE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측은 이번 평화협정을 계기로 UAE와의 수교를 위한 협정 서명식이 로쉬 하샤나(유대인의 새해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 18일까지 열리길 원한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미국 대표단의 이번 UAE 방문에서 서명식 날짜가 정해질지 주목된다.

UAE로 갈 이스라엘 국적기에 탑승한 승무원 등이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UAE로 갈 이스라엘 국적기에 탑승한 승무원 등이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양국이 국교를 맺을 경우 이스라엘은 걸프 아랍국가 중 UAE와 최초로 수교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앞서 중동 이슬람권에서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요르단과는 외교관계를 맺었다.

특히 이번 항공편은 이슬람교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영공을 통과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스라엘 조종사협회가 트위터에 올린 비행 노선에는 LY971편이 사우디 영공을 지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아직 사우디 측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현지에선 사우디가 사실상 자국 영공 통과를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30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30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앞서 지난 5월 아부다비에서 출발해 이스라엘에 도착한 항공편이 있었으나 이는 여객기가 아닌 팔레스타인을 위한 구호 물품을 담은 화물기였다.

이스라엘 여객기의 아부다비행 첫 비행을 하루 앞둔 3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UAE 이외에 다른 많은 아랍국가와 외교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랍과 이슬람 지도자들과 더 많은 비공개 만남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나라들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다른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이 곧 UAE를 따라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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