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시에 ‘암호문’ 보험약관, 그림·동영상으로 설명해준다

앞으로는 보험계약 체결 시 복잡한 보험 약관의 주요 내용을 그림·표·그래프를 사용해 쉽게 설명한 보험 약관 요약서를 받게 된다. 보험약관의 주요 내용은 동영상으로 설명자료가 제공된다.

금융당국이 보험계약 약관을 쉽게 설명해주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셔터스톡

금융당국은 31일 보험계약 체결시 시각화된 약관이용 가이드북 및 약관 요약서를 제공하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선안은 9월1일 이후 출시하는 신상품과 개정상품에 적용되고 내년부터는 모든 상품에 적용된다.

동영상으로 보험약관 설명해주는 가이드북 제공

보험약관의 개념과 구성을 소개하는 보험약관 가이드북이 새로 도입된다. 보험금 지급 및 지급제한 사항, 철약철회, 해지환급금 등 보험약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 담긴 쪽수를 안내해준다. QR코드를 사용하면 해당 내용을 설명해주는 영상자료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자료는 각 항목별로 1분 내외로 예시나 사례 등을 활용해 제작된다.

보험약관 가이드북에 첨부된 약관 핵심 내용 관련 항목. 해당 내용이 있는 쪽수와 함께 동영상 설명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포함돼 있다. 금융위원회

삽화·그래픽으로 약관 요약서 개선

약관요약서는 상품의 주요 특성과 보험금 지급, 해지환급금 등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유의사항 등이 그림·표·그래픽 등으로 표현돼 있다. 예를 들어 무배당 건강보험(갱신형,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에 가입했을 경우 ▶무배당 ▶건강보험 ▶갱신형 등 항목별로 내용을 설명해준다.

약관요약서에 포함된 보험상품설명. 금융위원회

면책기간·감액지금·보장한도 등 보험금 지급에 관한 사항도 상세하게 설명된다.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면책기간의 경우 표를 이용해 사안별로 면책기간을 안내하고, ‘A씨는 암보험 가입 후 2개월이 지나서 위암 판정을 받아 보험회사에 암 진단비를 청구했다’ 등과 같이 민원사례도 추가된다. 해지환급금은 그래픽으로 납입한 보험료 대비 해지환급금의 수준을 납입기간별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약관 요약서에 첨부된 해지환급금 관련 설명. 그래프를 통해 납입기간에 따른 해지환급금의 수준을 알 수 있게 했다. 금융위원회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유병력자보험 등 보험 상품의 특성도 핵심만 뽑아 그림과 간략한 설명을 제공한다. 유병력자보험은 ①질병을 앓고 있거나 과거 병력이 있는 소비자가 간단히 가입할 수 있는 상품 ②일반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므로 건강한 일반인이 가입하는 경우 불리할 수도 있다 등의 설명을 첨부하는 방식이다.

약관요약서에 포함된 보험상품별 설명.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이밖에 청약 철회, 보험계약 취소 권리, 보험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 시 효과, 보험금 청구절차 등도 삽화와 표 등을 통해 상세하게 알리도록 했다.

보험계약 시 알아야 할 항목을 그래프와 삽화 등으로 쉽게 풀어쓰도록 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회사별 캐릭터, 상품특성 등을 반영한 맞춤 안내자료 제작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약관이용 가이드북 및 약관 요약서가 제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보험 약관이 너무 깨알 같은 글씨에 양도 많아 소비자가 다 살펴볼 수 없다. 나중에 ‘숨어 있는 약관’ 때문에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고 지적한 후 보험약관 개선 작업을 해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