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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트럼프가 진다고? 中이우시장 가면 느낌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는 11월 3일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최후에 웃게 될까.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지금 확실한 건 한 집단만은 미 대선으로 인해 속으로 웃고 있다는 점이다.

미 대선에 속으로 웃는 중국 이우시장 #트럼프 캠프 모금액만 1조9400억원 #2016년 이우에선 '트럼프 당선 분위기'

29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이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에 나온 양당 후보의 용품 구매가 밀려들면서 '선거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중국의 이우에서 한 여성이 트럼프 선거 캠프용 현수막을 제작하고 있다. [트위터, 동방IC]

중국의 이우에서 한 여성이 트럼프 선거 캠프용 현수막을 제작하고 있다. [트위터, 동방IC]

이우에 있는 상점들에서는 200만 종 이상의 상품이 취급된다. 세계 200개국에 이우의 물건들이 팔려나간다. 이우가 '세계의 슈퍼마켓'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연합조보는 "매일 10시간씩 이우의 쇼핑몰을 돌아다닌다고 계산하면 한 가게에 1분만 머물러도 전부 돌아보는 데 꼬박 4개월이 걸린다"고 보도했다.

요즘 이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의 선거용품 주문이다.

이우 국제상무타운에는 '트럼프 2020'이 새겨진 현수막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응원 깃발은 이에 비해 적다고 한다. 연합조보는 "미국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약간 우위에 있다고 하지만 이우에 들어온 선거 용품 주문만 볼 때는 마치 트럼프가 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 쪽 주문이 들어오긴 해도 도안은 한 가지에 불과하고, 수량은 트럼프 응원 깃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주로 온라인 등에서 활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020이 새겨진 현수막을 제작중인 중국 이우. 이 곳은 온갖 상품이 다 생산돼 세계로 나가는 곳이다. [웨이보]

트럼프 2020이 새겨진 현수막을 제작중인 중국 이우. 이 곳은 온갖 상품이 다 생산돼 세계로 나가는 곳이다. [웨이보]

물론 물품을 많이 산다고 해서 그게 당선과 직결된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이우에서 생산하는 미 대선 후보의 물품 주문량으로 보는 '이우지수'는 판세를 어느 정도 가늠하기에 참고할만한 지표다.

2016년 모두가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을 때 트럼프가 대이변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이때도 이우에선 경선 물품 주문 수량을 바탕으로 트럼프의 승리를 점쳤다고 한다. 경선 후보의 재력이 풍부할수록 용품 구매량이 많고, 지지자가 많을수록 응원 물품이 더 많이 팔린다는 단순한 논리였다. 의도치 않게 '이우지수'가 선거결과를 예견한 셈이 됐다.

실제 트럼프 캠프가 이달 21일까지 모은 선거 자금은 16억4000만 달러(약 1조9400억원)로 집계됐다. 연합조보는 "바이든은 6억9900만 달러에 불과하며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더 돈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누가 당선되든 간에 이우 시장은 미국 대선으로 짭짤한 돈벌이를 하고 있다. 매번 미국 대통령 선거 때마다 각 후보는 깃발·야구 모자·티셔츠 등을 이우에서 주문해서 썼다. 이번에는 코로나 19 방지를 위해 선거구호가 적힌 마스크도 물품 리스트에 추가됐다.

일본 방송사의 취재에 응한 중국 이우의 한 가게는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수막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웨이보]

일본 방송사의 취재에 응한 중국 이우의 한 가게는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수막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웨이보]

이우 상인 중에는 "바이든이 되면 미국 내 마스크 착용을 더 엄격히 강조할 것이라 우리 마스크가 잘 팔리게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을 응원하는 이도 있었다고 연합조보는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김지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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