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업 부익부 빈익빈 키웠다…성장 격차, 금융위기 5배

중앙일보

입력 2020.08.30 13:45

위기라고 다 같은 위기가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위기가 산업별 성장률 격차를 최대로 벌려놨다.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비대면(언택트)이나 바이오 산업 같은 특정 영역은 오히려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산업 성장률 격차, 금융위기 5배 

2분기 산업 성장률 편차가 금융위기의 5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

2분기 산업 성장률 편차가 금융위기의 5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

30일 산업연구원(KIET)은 ‘이번 위기는 다르다-코로나발(發) 경제위기 특이성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산업 성장률 편차가 과거 대형 경제위기 평균과 비교해 2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산업별 성장률 편차는 63.8이다.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14.6) 때와 비교해 약 5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런 산업 성장률 편차가 1971~72년 부실기업 및 사채위기(37.1), 74~75년 1차 오일쇼크(10.1), 79~80년 2차 오일쇼크(48.8), 98년 외환위기(31.2), 미국발 금융위기 등 5차례 대형 경제위기 평균(28.4)과 비교해 약 2.5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과거 다른 경제 위기와 비교해 피해업종과 수혜업종의 격차가 매우 컸다는 이야기다.

2분기 산업별 성장률. 산업연구원

2분기 산업별 성장률. 산업연구원

세부 산업별로 올 2분기 성장률을 따져봐도 이런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코로나19 피해 직격탄을 맞은 문화서비스·운수업은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안팎의 부가가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보험업과 정보통신 등 코로나19 피해를 직접 입지 않거나 오히려 득을 본 업종의 부가가치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생산도 전 업종에서 약 5% 감소했지만, 반도체만 따로 놓고 보면 23%로 급증했다. 언택트 산업의 호조로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런 산업 격차가 길게 보면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번 위기에서 주목받은 업종이 위기 회복 이후에 주도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유사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기업의 공급망 구축 전략, 교역 구조, 세계 공급망, 교역국 경제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취약계층 업종 선별 지원해야”

산업연구원은 이른 이유로 정부가 경제정책 전략을 새롭게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잘되는 업종과 안되는 업종의 격차가 뚜렷한 만큼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에서 “감염병 위협이 가장 큰 대면형 서비스 업종은 영세자영업자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 입는다”며 코로나19 위기가 계층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정책도 고용유지 지원금 같이 해고 억제 정책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호황업종으로 고용을 확대하는 채용 촉진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고용 크레딧 제도’도 제안했다. 고용크레딧 제도란 기업이 채용하거나 해고를 하면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정액 보조금이 아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일종 쿠폰 형태인 크레딧으로 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해고 억제는 물론 신규시장 고용창출을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지원할 수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밝혔다.

"방역·경제 균형 이뤄야"

정부가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30일 0시부터 내달 6일까지 수도권 내 위험시설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사진은 방역조치 강화 후 한산한 여의도 순복음교회. 뉴스1

정부가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30일 0시부터 내달 6일까지 수도권 내 위험시설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사진은 방역조치 강화 후 한산한 여의도 순복음교회. 뉴스1

또 보고서는 방역과 경제정책의 균형도 강조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위기의 직접 원인이기 때문에 경제정책만으로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백신 개발과 보급을 완료할 때까지 질병 확산을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로 통제하고, 침체에 장기적인 내상을 입지 않도록 취약계층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감염병 위기를 포함한 생태 환경적 위기에 대응이 중요해진다고 진단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을 좀 더 그린 하게 바꾸는 노력부터 시작해 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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