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안 되는데···파리바게뜨선 빵·커피 먹을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8.29 05:00

헷갈리는 기준…업계·자영업자 대혼란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빼놓은 의자와 테이블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빼놓은 의자와 테이블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8일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발표하면서 외식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 발표에 따르면, 30일 0시부터 9월 6일까지 수도권에 있는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까지만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고, 이후(오후 9시~익일 오전 5시)에는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다. 수도권 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 또는 음료 섭취가 아예 금지된다. 포장과 배달만 허용하는 집합제한 조치다.

배달 있지만…커피업계 타격 불가피

각 업체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불명확한 기준에 현장에선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당연히 매장 운영을 할 수 없게 되는 줄 알았다가, 등록 업종이 ‘카페’가 아니라서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는 일도 있었다.

외식 업계에서도 카페업계의 타격은 크다.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코로나19 이후 배달 서비스를 늘려 가고는 있지만, 그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매장 운영이 불가해지면서 인력 운용 문제도 고민이다. 예고 없이 발표된 규제책에 현장에선 피해 규모를 들여다볼 여유도 없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업계(점포 수 기준) 1위인 이디야는 수도권에 전국 매장의 절반 이상인 약 1600곳이 매장 운영을 할 수 없게 됐다. 전체 매장의 절반이 배달 서비스를 하고는 있지만, 비중은 크지 않다. 자영업자인 가맹점주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규제에선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제외됐다.

스타벅스는 안 되고 파리바게뜨는 되고?  

30일부터 일주일간 수도권 프렌차이즈형 카페에서는 매장을 이용할 수 없고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또한 일반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까지만 정상영업이 가능하고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과 배달만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제과점 모습. 연합뉴스

30일부터 일주일간 수도권 프렌차이즈형 카페에서는 매장을 이용할 수 없고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또한 일반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까지만 정상영업이 가능하고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과 배달만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제과점 모습. 연합뉴스

‘프랜차이즈’ 기준을 두고도 혼란이 빚어졌다. ‘프랜차이즈’ 자체가 가맹사업을 일컫기 때문에 직영으로 운영하거나 지점이 많지 않을 경우 기준이 불분명해서다. 강릉에 본사를 두고 서울에서 지점을 운영하는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지점이 있는 건 맞지만, 수도권에 한 개뿐이어서, 프랜차이즈에 해당하는지 개인 카페로 봐야 하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일단 정부의 음식점 영업 허용시간에 준해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변경한 상태”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매출액 기준 업계 1위)는 전 매장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지만, 전국 1460개 매장 중 수도권 900개 매장이 적용 대상이다. 지난 2월부터 가동 중인 스타벅스 코로나 태스크포스(TF)는 고객 출입명부 등 준비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포장 매출 비중이 40~50%를 차지한다. 배달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 서울ㆍ경기에 9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테라로사도 같은 이유로 당분간 포장 판매만 한다.

간판은 'cafe'인데…빵과 함께라면 '가능'

반면 SPC 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도심에선 대부분 ‘카페형’ 매장으로 운영되지만, 이 규정에 적용받지 않는다. 실제 파리바게뜨의 카페형 매장의 간판은 ‘cafe’라고 쓰여 있지만, ‘제과점’으로 등록돼 일반음식점 기준이 적용돼 매장 영업이 가능하다. 매장 안에서 빵과 음료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입구에 설치된 체온 측정기 모습.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입구에 설치된 체온 측정기 모습. 연합뉴스

24시간 운영 매장을 보유한 패스트푸드 업계도 영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이 안 되면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패스트푸드 업계는 배달 주문이 전체 매출의 50%에 달할 만큼 활성화돼 있고, 사실상 매출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는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카페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측은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은 정상 영업은 가능하기 때문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매장은 크게 영향이 없겠지만, 카페는 실질적으로 매장 손님을 받지 않으면 영업 자체가 어렵다”며 “긴급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는 게 더 손해…아예 가게 문닫고 쉰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배달 주문을 받는 일반음식점들이 전체 중 약 30% 정도 될 것으로 본다. 나머지 70%는 매장 운영만으로 영업한다는 이야기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많이 늘긴 했지만 아직은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다”며 “동네 음식점과 주점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야 영업 위주인 주점 등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배달 대신 매장 운영으로 매출의 대부분을 올리는 터라 피해는 더욱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출구가 막힌 상태다. 서울 종로구에서 퓨전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 모(36) 씨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법인은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은행에서 대출도 거절당했다"며 "매장 규모가 클 경우 아예 휴점하는 게 손해가 덜해 휴점을 할지 고민 중"라고 토로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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