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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먹다가 심장마비…신장이식 환자에 여름 과일은 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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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호 28면

라이프 클리닉

장마와 더불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여름의 습한 장마와 무더위에는 건강한 일반인도 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양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이라면 더욱 신경 쓸 게 많다. 특히 만성신부전 환자와 신장이식 후 환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딸기·참외·복숭아 등 칼륨 폭탄 #근육 쇠약, 부정맥 발생 위험 #물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도 #50%가 비만, 60%가 고지혈증 #이식된 장기 생존율에 악영향 #기름기, 닭 껍질 등 섭취 피해야

신장이식 환자는 이식 후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 혈액투석 같은 신장 대체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싱겁게 먹고 저단백식에 과일과 야채까지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식이요법을 따라야 했지만, 이식 후에는 적절한 전해질과 수분 조절이 가능하기에 여름철에도 어느 정도 일반 식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와 지속 여부는 순전히 이식한 신장기능이 얼마나 적절히 관리되느냐에 달려 있다.

무더위에 쉽게 지쳐 음식 가려 먹어야

신장이식 환자나 만성신부전 환자처럼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운 여름에 쉽게 지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섭취에 더욱 신경 써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더운 날씨에 잘 익은 여름 과일과 채소들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오는데 딸기·포도·복숭아·참외·토마토·수박 등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일반인들은 많은 과일 섭취로 칼륨이 과해도 신장을 통해 적절히 배출할 수 있어 별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성신부전 환자나 신장이식 환자의 경우 과한 칼륨 섭취는 몸에 남은 칼륨으로 인한 근육 쇠약이나 부정맥,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휴가철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관리를 소홀히 해 복약을 건너뛰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금물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신장이식 환자나 만성신부전 환자가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린 후 맹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의식장애까지 올 수 있다. 그렇다고 수분 섭취를 너무 줄이면 탈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에 1500~2000㏄ 정도의 적절한 소변량이 유지되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장이식 환자는 장기간 복용하는 스테로이드와 면역 약물로 인한 식욕 증가와 운동 부족으로 인해 이 중 50%는 비만, 약 60%는 고지혈증이 생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 이는 이식한 신장의 생존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선 지질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육류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의 껍질 섭취는 피해야 한다. 유제품도 저지방이나 무지방 제품을 선택한다. 튀기는 요리보다는 굽거나 삶는 방식이 좋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캐놀라유를 사용한다.

신장이식 환자나 신장 질환자는 피부 가려움증이 흔히 동반되는데 무더운 여름철엔 증상이 더 심해진다. 긁어서 생기는 피부 상처에 감염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소량의 세균도 쉽게 번식해 위장관계 감염을 일으켜 식중독에 걸리기 쉬워진다. 따라서 상하기 쉬운 음식이나 냉면 등의 찬 음식을 섭취할 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신장이식 환자나 만성신부전 환자가 식중독에 걸리면 장염 등으로 설사를 많이 해 전해질 장애가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생선회와 같은 조리하지 않은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경우, 만성 간질환자뿐 아니라 만성신부전 환자도 발병할 소지가 있으므로 어패류를 섭취할 때는 꼭 익혀 먹어야 한다.

여름철 보양 음식과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계탕에 닭살과 찹쌀로 쑨 죽을 같이 챙겨 먹는 것이 도움된다. 단,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른 보양식도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해 탕보다는 수육으로, 양념보다는 소스에 찍어 먹는 등의 방법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감염 취약 … 피부 상처도 주의

또한 한 번의 음식 섭취보다는 지속해서 단백질 공급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입맛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당한 일광욕과 운동으로 신체 저항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볕이 강한 오후 1~3시 사이는 피하고 비교적 시원한 아침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나무가 많은 공원 등지로 산책을 즐기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더운 여름을 현명하게 나는 방법이다.

박순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1997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에서 신장이식과 혈관질환의 중재적 치료를 주제로 연수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이며 해당 진료과 분과장을 맡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대한혈관외과학회, 대한이식학회, 대한정맥학회, 대한외과초음파학회 등에서 이사·감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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