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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질주 ‘원료 이송’ 히든챔프, 미·유럽 공략 나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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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호 16면

조좌진 디와이피엔에프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경제가 쪼그라들고 있지만,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가량 끌어올리겠다는 회사가 있다. 지난해 매출이 1656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목표는 2000억원이다. 코로나19로 나빠진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이 회사는 뚜벅뚜벅 목표를 향해 걷고 있고 실제로 무난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석유 등 원료를 가공 설비로 이송 #설계·제작·설치·시운전 경험 풍부 #플랜트 설비 핵심 분야 국내 1위 #독일 2개 사와 세계 시장 다퉈 #매출 목표 2000억원 달성 노력 #중동선 유명, 미국 진출도 시도

세계 시장점유율 15%, 3대 메이커

‘히든챔피언’ 디와이피엔에프㈜의 조좌진 대표가 2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본사 집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히든챔피언’ 디와이피엔에프㈜의 조좌진 대표가 2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본사 집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이 히든챔피언(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각 분야 우량 기업)은 소재가공 및 환경설비를 설계·제작·설치·시운전하는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 디와이피엔에프㈜다. 이 회사 조좌진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이 많지만 전 직원이 협심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와이피엔에프는 대중에게 친숙한 회사는 아니다. 플랜트 설비의 핵심인 ‘원료 이송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회사로 이 분야 국내 1위, 세계 3위 기업이다. 조 대표는 “일반인에겐 낯선 분야인데 알갱이나 가루, 석유와 같은 원료를 빠르고 안전하게 가공 설비까지 이송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보통은 원료 이송 시스템이라면 설계나 제작만 하지만 디와이피엔에프는 설계부터 제작·설치·시운전 경험이 풍부하다.

“국내에선 이 분야에 경쟁자가 없습니다. 차별화한 기술과 풍부한 경험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해외는, 사실 중동 등 해외에서 먼저 우리 기술을 인정해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현재 세계에선 독일 업체 두 곳과 우리 회사가 3대 메이커로 불리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15% 정도입니다.”

이 분야에서 근무하던 조 대표는 1996년 개인사업자 형태로 디와이피엔에프의 전신인 동양피엔에프를 창업했다. 그 뒤 기술 개발을 거쳐 주식회사로 변경하고 중동 등지에 진출했다. 회사는 200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8년 11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65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을 두고 조 대표는 “모두 임직원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원팀이 돼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그래서 조 대표는 이익분배(Profit Share)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별 연봉 수준은 대기업에 미치지 못하지만, 회사가 수익을 창출하면 임직원에게 충분히 보상을 하는 것이다. 회사의 수익금에 비례하는 상여금을 지급하는데, 지난해에도 500%의 상여를 지급했다. 500%는 대기업 못지않은 수준이다.

더 큰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디와이피엔에프는 올해부터 신소재 분야 원료 이송과 최근 화두인 2차 전지 설비 시장, 계전사업(제어·전산·전기설비를 통칭하는 분야)에 진출한다. 21일에는 2차 전지 원료제조 전문 코스모신소재로부터 NCM(니켈·코발트·망간) 설비 증설 이송설비 공사를 수주했다.

2차 전지 설비 시장, 계전산업 진출도

조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각 분야의 성장세가 주춤하겠지만 신소재, 2차 전지와 같은 분야는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이들 전방산업이 성장한다면 필수적으로 원료 이송 시스템과 같은 후방산업도 동반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계전산업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1차 산업 공장을 4차 산업에 맞춰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이때 꼭 필요한 분야가 계전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더불어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동양피엔에프를 영문 디와이피엔에프로 변경했다. 원래 중동 등 해외에서 유명한 회사지만, 조 대표가 생각하는 ‘해외’는 아직 국내 업체가 진출하지 못한 미국·유럽 등지다. 회사는 미국 등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꾸준히 영업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올해도 우즈베키스탄·이집트 등지에서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이 제일 큰 미국이나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 유럽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요즘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 CEO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서비스업이나 IT 분야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기존 산업에서도 차별화한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며 “어떤 분야든 기술 개발을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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