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집단감염 범인은 환풍기? 우리집 화장실 지키는 방법

중앙일보

입력 2020.08.28 05:00

업데이트 2020.08.28 10:18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10명의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파트 환기구가 전파 경로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환기구는 각 세대의 화장실·욕실 천정에 달린 환풍기가 배출하는 공기를 모아서 옥상으로 보내는 수직 통로를 말한다.

이 환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구로구 아파트의 경우 층마다 20여 세대가 있고, 주민들이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복도식 아파트인데도 확진자는 위아래 같은 라인에서만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질병관리본부나 서울시 등 방역 당국에서는 이 아파트에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데, 환기구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현재로써는 환기구가 감염 통로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환기구 감염에 대한 걱정을 떨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화장실로 들어오는 바이러스 막으려면 

아파트 환풍기. 중앙포토

아파트 환풍기. 중앙포토

무엇보다 아래위 세대 감염자가 배출한 바이러스가 우리 집 화장실로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아래위 세대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있고, 그 집에서 화장실 환풍기를 틀 경우 감염자가 기침·재채기 등으로 내뿜은 바이러스가 환기구로 유입될 수도 있다.

기침이 아닌 변기 배설물을 통한 오염 가능성도 있다.

2003년 홍콩에서 사스(SARS·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가 확산했을 때 321명이 집단 감염된 33층짜리 아파트 '아모이 가든'에서는 배설물이 범인으로 지목됐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배설물이 든 변기의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에어로졸(미세한 물방울) 상태가 돼 환기구를 거쳐 이웃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변기의 물을 내릴 때는 뚜껑을 덮어야 한다.

화장실 변기.[사진 pxhere]

화장실 변기.[사진 pxhere]

국립환경과학원 이중천 생활환경연구과장은 "손을 씻을 때처럼 화장실·욕실을 잠깐 사용할 때는 물론 평소에도 환풍기를 자주 켜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과학원에서는 지난 2014년 아파트 환기를 통해 담배 연기가 어떻게 확산하는지를 실험했다.

당시 실험에서 담배 연기는 환기구를 통해 윗집은 물론 아랫집까지 5분 이내에 도달했는데, 아래윗집에서 환풍기를 틀면 담배 연기가 역류하지 못했다.

이 과장은 "신축 아파트에서는 화장실 환풍기 구멍이 저절로 닫혀 수직 환기구의 오염된 공기가 환풍기를 통해 역류하지 못하도록 장치가 돼 있으나, 오래전에 지은 아파트에는 그런 장치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습도를 너무 낮추면 곤란 

습도계 [pixabay]

습도계 [pixabay]

배설물이 아닌 세면대를 통해서도 전파될 가능성은 있다.

세면대 아래 주름 관이 하수 구멍에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된다.
세수와 양치질할 때 감염자가 뱉은 바이러스가 주름 관과 화장실 바닥 틈에서 새 나와 공기 중으로 떠다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하수구로 흘러든 오수는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아파트 내에서 전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가동해 실내 공기의 습도를 너무 낮추는 것도 곤란하다.

기침과 재채기 등으로 에어로졸이 퍼져나가는 모습. 중앙포토

기침과 재채기 등으로 에어로졸이 퍼져나가는 모습. 중앙포토

최근 독일·인도 연구팀이 '에어로졸과 공기 질 연구(Aerosol and Air Quality Research)' 저널에 투고한 논문에 따르면, 상대습도가 40% 이하에서는 에어로졸의 수분이 증발, 바이러스가 더 오래 공기 중에 떠 있게 된다는 것이다.

습도가 높으면, 증발이 일어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에어로졸은 빨리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연구팀은 상대습도를 40~60%로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현관문, 엘리베이터도 위험 요인

엘리베이터 버튼도 바이러스 전파 요인이 될 수 있다. 허정원 기자

엘리베이터 버튼도 바이러스 전파 요인이 될 수 있다. 허정원 기자

아파트 현관문도 바이러스 감염 요인이 될 수 있다.
외부 사람이 누르는 초인종이나 현관문 손잡이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는 만큼 알코올 등 소독제로 자주 닦아주는 게 좋다.

택배 상자로 코로나19가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다.
현관 밖에 종이 등을 펼쳐 놓은 뒤 그 위에 택배 상자를 올려두도록 하고, 종이를 자주 갈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택배 상자를 개봉한 다음에는 손을 씻은 뒤 물건을 꺼내고, 물건을 정리한 뒤 다시 손을 씻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는 손가락 안쪽 끝보다는 손가락 바깥쪽 관절을 사용해 누르는 것이 안전하다.
버튼을 누른 뒤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손 소독제. 작은 병에 나눠 담아 휴대할 수도 있다. 중앙포토

손 소독제. 작은 병에 나눠 담아 휴대할 수도 있다. 중앙포토

버스와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았다면 하차 후에 휴대하고 있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았을 때도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트 등에서 장바구니나 카트(수레)를 사용할 때는 미리 물휴지로 손잡이를 닦고, 사용 후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점에서 식탁 등을 소독할 때는 60~70% 농도의 알코올을 뿌리고 깨끗이 닦아내야 한다.

마스크 착용도 제대로 해야 

서울 전역에서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된 24일 오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서울 전역에서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된 24일 오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상당수가 무증상자라는 점에서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턱에 걸치든지, 코를 내놓는지 하는 식으로 잘못 착용하면 도움이 안 된다.

마스크 착용 전에는 미리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마스크를 벗을 때나 벗어둔 마스크를 다시 착용할 때도 손을 씻거나 손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벗을 때 마스크 바깥 부분을 만졌다면, 손을 소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벗어놓은 마스크는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호주머니에 구겨넣기 보다는 별도 보관상자나 책갈피에 넣는 것이 좋다.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바람의 거리 광장에서 열린 WWF(Wear, Wash, Far away)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바람의 거리 광장에서 열린 WWF(Wear, Wash, Far away)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식사 중에는 목걸이를 사용해 목에 걸거나 별도의 마스크 걸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감염의 80%는 자신의 손에 의해 전파된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하루에 200번 정도 자신의 눈이나 코, 입을 만지는데, 바이러스로 오염된 물체의 표면을 만지고, 그 손으로 얼굴을 만질 때 감염이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수 시간 혹은 며칠 동안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집 밖에 나오면 가능한 한 물체 표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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