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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코로나19 검사 후 격리…국회 이번주 '셧다운'

중앙일보

입력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 국회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회의를 취재한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폐쇄됐다. [사진 국회]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 국회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회의를 취재한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폐쇄됐다. [사진 국회]

입법부가 마비됐다. 27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집계된 441명에 국회 출입기자가 포함되면서다. 해당 기자가 전날(26일)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는 이날 본청·의원회관·소통관 등 주요 시설을 임시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이날 예정됐던 국회 운영위 등 8개 상임위 일정과 여야 각 당의 일정도 취소됐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전화 등 비대면 협의를 통해 9월 정기국회는 예정대로 열고,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2일)를 고려해 원래 계획에서 이틀 미룬 10월 7일부터 약 3주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여야와 국회사무처는 국회 주요 시설을 29일까지 폐쇄하고,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31일부터 국회 일정을 재개키로 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을 경우 국감을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국회 재난대책본부장인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온라인 국감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코로나 사태가 악화하면 국감뿐만 아니라 모든 국회 회의를 못 하게 될 판이다. 다만, 현행 국회법상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여야 간 합의로 국회법을 개정하는 게 전제조건이다.”
영상회의 시스템은 갖춰졌나.
“아니다. 상임위와 외부를 연결하는 영상회의시스템은 9월 초까지 구축할 계획이지만, 본회의를 포함한 모든 국회 회의를 비대면으로 하려면 별도의 장비와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역학조사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역학조사 결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참석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한 뒤 확진자의 주요 동선인 카메라 앞쪽(A구역)과 기자석(B구역)에 앉아 있던 참석자를 2주간 자가격리가 필요한 밀접접촉자로 분류했다. 〈그래픽 참조〉 전날 최고위 참석자는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남인순·박광온·이형석 최고위원,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수석부의장,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송갑석 대변인,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박성준 원내대변인과 실무 당직자, 기자를 포함한 30여명이다.

이에 따르면 김경협·윤관석·김성환·김영진·송갑석·진성준·박성준 의원 등 6명과 기자 5~6명이 밀접접촉자들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 예외적으로 능동감시대상자로 분류됐다.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나거나, 자가격리 기간이 끝났을 경우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능동감시대상자는 29일까지 사흘간 자가격리한 뒤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해제된다. 강훈식 당 수석대변인은 “능동감시(대상)자 중 대면 접촉이 많은 민주당 대표·최고위원(D구역)의 경우 오늘 바로 진단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음성일 경우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밀접한 모임을 자제해야 하며 31일에 다시 한번 진단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앞둔 민주당 8·29 전당대회에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참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안규백 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오늘 진행되는 당 지도부의 코로나 검사 결과와 당국의 지침에 따라, 당 지도부의 축사를 영상 메시지로 대체하는 등 방역지침을 절대적으로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전임·신임 당 대표 모두 전당대회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유력한 당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이미 자가격리 중으로, 전당대회 참석이 불가능하다.

전당대회라는 잔치를 앞두고 있지만, 민주당의 분위기는 되려 뒤숭숭해졌다. 전날 당 최고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어제 기자들도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참석자들도 마스크를 쓰고 회의를 진행했다”면서도 “코로나19 감염은 이제 완전 복불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방역을 위해 취재진을 최소화했는데도 이렇게 돼 당황스럽다”며 “일단은 원내에서 근무하는 당직자는 전원 재택근무를 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당무는 강훈식 수석대변인, 원내 업무는 조승래 원내선임부대표가 총괄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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