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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서울 '저가 아파트'…고가 아파트보다 빨리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7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스1

지난달 7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스1

최근 1년 동안 전국에서 가격 하위 20%(1분위) 아파트와 상위 20%(5분위) 아파트 가격의 격차가 벌어지는 동안 서울만 유일하게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에서 저가 아파트 가격이 횡보하며 고가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동안 유독 서울에서는 저가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올라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4.37로 나타났다. 1년 전(4.62)보다 0.25 내려갔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은 최근 1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5분위 배율이 떨어진 곳이다. 1분위에 해당하는 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5분위인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률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하위 20%의 평균가격은 1년 전보다 19.5%(7028만원) 오른 4억3076만원으로 파악됐다. 1년 전 서울에서 저가 아파트를 사려다 미룬 사람은 이제 7000여만원을 더 모아야 같은 집을 살 수 있게 됐다. 같은 기간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12.9%(2억1527만원) 상승해 18억8160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는 저가-고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의 5분위 배율은 7.89로, 2010년 1월 7.91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국 아파트 하위 20%의 평균 가격은 1억983만원으로, 1년 전과 같은 수준(0.0%)으로 조사됐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8억6630만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24.2%(1억6857만원) 올랐다. 저가 아파트값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고가 아파트 가격만 24.2% 상승해 격차가 벌어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20∼30대가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면서 중저가 아파트를 다수 매입하고 있어 서울에서 저가-고가 아파트값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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