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 아베 추측 난무 "엄마가 그만두라 해야 사임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20.08.26 05:00

지난 17일과 24일 두 차례 병원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둘러싸고 일본 내에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24일 총리가 병원을 나온 뒤 "추가 검사를 받았다"면서도 구체적인 검사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다.

아베 총리, 이번 주 내 기자회견 예정
주간지 "대장염 악화돼 시술 받았다"
'1기 트라우마'로 사임 가능성은 낮아
"어머니가 권유하면 그만둘 것" 예측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게이오대학 병원을 방문한 후 관저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게이오대학 병원을 방문한 후 관저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차 병원 방문 당시 총리관저는 "정례 검진을 위한 것"이라고 했고, 두번째 방문은 "1주일 전의 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총리가 관저에서 피를 토했다"는 한 주간지의 보도 이후 총리의 건강 이상을 짐작게 하는 다양한 내용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주 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상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상태다.

가장 널리 퍼진 소문은 총리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했다는 추측이다. 2007년 이 병을 이유로 총리직에서 사임한 후 "신약으로 호전됐다"고 밝혔으나, 오랜 투병으로 약이 제대로 들지 않는 상황에 이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장염 악화, 특수시술 받았다"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27일호에서 아베 총리가 방문한 게이오대학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이라고 하는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스테로이드 약제로는 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염증이 생겼을 때 받는 치료로 알려져 있다. 혈액을 뽑아내 염증과 관련한 요소를 제거한 후 몸에 다시 주입하는 요법이다.

문제는 이 치료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치료를 받은 후에는 1~2일간 휴식이 권장된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도 기사에서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도 상당히 힘든 치료를 여러 차례 받아야 하는데, 공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9월 1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발표한 직후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중앙포토]

2007년 9월 1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발표한 직후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중앙포토]

1차 내각 때 "무책임" 비난 시달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일 경우 아베 총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놓고서도 추측이 쏟아진다. 건강상태를 소상히 밝히고 계속 업무에 임하는 방안, 퇴임 의사를 밝히고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1차 내각 때처럼 사임 발표까지는 가지 않을 거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아베 총리는 2007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급작스럽게 총리직을 내려놓은 후 "무책임한 결정"이란 비난에 시달렸다. 당시의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이다.

주간아사히는 25일 온라인 기사에서 정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공개하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에게 총리 대행을 맡긴 후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머니가 '그만둬' 하면 사임할 것" 

한 정치권 관계자는 주간 아사히에 "한번 그만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집념이 있다. 쉽게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혹시 '아베, 이제 그만둬'라며 수건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인 아베 요코씨뿐일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의 어머니 아베 요코. [사진 사쿠라회 홈페이지 캡처]

아베 신조 총리의 어머니 아베 요코. [사진 사쿠라회 홈페이지 캡처]

아베 총리의 어머니 아베 요코(安倍洋子·92)는 일본 정치계의 '대모(God Mother)'로 불린다.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큰딸이자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전 총리의 조카이며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郎) 전 외상의 부인으로, 아들까지 총리가 되면서 일본에서는 3대에 걸친 정치 명문가를 일군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계에 진출하기 전 아베 총리의 연설을 지도하는 등,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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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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