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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팬미팅ㆍ콘서트…코로나가 불러온 핸드폰 ‘AR 엔터’ 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방이나 거실에서도 콘서트장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스마트폰으로 방을 비추면 화면 상으로 '포탈(입구)'이 나타나고 입구 쪽을 향해 걸으면 실제 라이브 공연이 이뤄지고 있는 공간과 연결된다.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를 비추면 공연장을 360도로 돌아보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 증강현실(AR) 전문기업인 시어스랩이 25일 출시한 비대면 라이브 이벤트 플랫폼인 ‘팬박스’ 서비스의 한 장면이다. 다음달 12일 이 플랫폼에선 브랜뉴뮤직의 AB6IX의 단독 케이팝 콘서트가 전 세계 한류 팬을 대상으로 열린다. 해당 서비스는 별도의 AR 글래스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회사 정진욱 대표는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 개최의 어려움을 겪는 연극·뮤지컬·콘퍼런스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이벤트를 글로벌로 송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콘서트나 팬미팅·공연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공연장이 아닌 스마트폰 속으로 빠르게 무대를 이동하고 있다. 특히 안방이나 거실 등 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콘서트와 공연을 실감나게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AR)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증강현실(AR) 시장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글로벌 증강현실(AR) 시장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AR글래스 쓰면 실제 사이즈로 내 눈 앞에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부터 AR 라이브 콘텐트인‘에이알티스트(ARtist)’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가수 볼빨간사춘기·슈퍼주니어·창모·오마이걸·아이즈원·에이핑크·위너 등이 360도로 녹화한 라이브 공연 영상을 U+AR 앱을 통해 360도로 돌려보며 즐길 수 있다.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송대원 상무는 “AR 글래스인 U+리얼글래스를 통해 감상할 경우, 눈앞에 아티스트가 실제 사이즈로 등장해 보다 실감 나는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SM엔터테인먼트+SK텔레콤 콜라보   

네이버와 SM엔터테인먼트가 협업해 만든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플랫폼인 '비욘드 라이브'의 한장면. SK텔레콤의 AR 기술을 접목해 가수 최시원이 12M 크기의 3D 아바타로 등장했다. [사진 SK텔레콤]

네이버와 SM엔터테인먼트가 협업해 만든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플랫폼인 '비욘드 라이브'의 한장면. SK텔레콤의 AR 기술을 접목해 가수 최시원이 12M 크기의 3D 아바타로 등장했다. [사진 SK텔레콤]

이종(異種) 산업간 합종연횡이나 콜라보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와 SM엔터테인먼트는 4월 중순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재생) 서비스인 ‘비욘드 라이브’를 출시했다. 스타와 팬이 실시간으로 댓글이나 디지털 응원봉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소통하는 디지털 콘서트 플랫폼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의 AR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5월 공연에는 슈퍼주니어 최시원씨가 3D 이미지로 12m에 달하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채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30초간 대화를 나누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스마트폰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게 장점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글로벌 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가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와 협업해 만든 3D 아바타. [사진 네이버]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글로벌 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가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와 협업해 만든 3D 아바타. [사진 네이버]

이밖에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글로벌 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는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블랙핑크를 3D 아바타로 재현했다. 팬들은 제페토 앱을 통해 블랙핑크 아바타와 함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장소를 방문하고, 사진과 동영상 등을 촬영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가상현실(VR)보다 AR 콘텐트에 더 적극적인 이유는 일반 소비자에겐 AR 서비스가 더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공연ㆍ콘서트 등을 실감 나게 즐기기 위해선 VR이 더 효과적이지만, VR의 경우 전용 기기가 있어야 하는데다 고화질·고용량의 화면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콘텐트 제작에 어려움이 많다”며 “이에 비해 AR은 콘텐트 제작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주요 지역별 AR 시장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주요 지역별 AR 시장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늘면서 향후 AR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술(Social Distancing Technologies)’이 각광받고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지만, K-엔터테인먼트와 K-ICT가 만나 시너지를 내면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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