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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배기가 35kg…조회수 눈멀어 딸 '강제 먹방'시킨 中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신의 딸에게 강제로 ‘먹방’(먹는 방송)을 시킨 중국의 한 부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자신의 딸에게 강제로 ‘먹방’(먹는 방송)을 시킨 중국의 한 부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의 한 부모가 자신의 딸에게 강제로 ‘먹방’(먹는 방송)을 강요해 학대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5일 펑파이 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현지에서 먹방으로 유명한 페이치(佩琪)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네티즌의 거센 비난 속에 폐쇄됐다. 최근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난 페이치의 모습이 인터넷상에서 확산하면서다.

페이치의 첫 먹방은 지난 2018년 10월19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시과스핀(西瓜視頻)’에서 공개됐다. 사실 페이치의 부모가 처음부터 먹방을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부모는 페이치가 놀거나 음식을 먹는 등 일상을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뜻밖에도 페이치의 먹는 모습에 네티즌들의 칭찬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먹방’을 시작했다.

페이치 계정의 구독자는 5000여명에 불과했지만 동영상 한 편의 조회수는 55만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부모는 페이치에게 주로 햄버거, 프라이드치킨 등 고칼로리 음식을 먹였다. 이 탓에 3살밖에 안 된 페이치의 몸무게는 35㎏까지 늘었다. 최근 동영상을 보면 페이치는 심각한 과체중으로 제대로 걷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은 페이치의 건강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의 부모가 조회수를 얻기 위해 아이에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였다고 비판했다. 부모가 페이치에게 ‘먹방’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 이상 못 먹는다”는 페이치에게 부모가 계속 음식을 주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국 변호사들은 “만약 부모가 인기나 돈에 눈이 멀어 아이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인 사실을 입증된다면 이는 아동학대 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음식 낭비 근절’ 지시로 ‘먹방’ 규제가 강화된 상황이다. 시 주석은 “음식 낭비 현상이 가슴 아프다”며 “음식 낭비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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